도드람양돈농협, ‘도드람 축사은행' 제2호 농장 개업식 진행
자금-기술-노하우 제공으로 양돈 후계자 육성
출처 : 한국영농신문 2018. 08. 07. 송영국 기자
지난 7월 10일 송일환 도드람양돈농협 이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공호철 제2호 도드람 축사은행 임차인(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이 도드람 축사은행 제 2호 농장 개업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도드람양돈농협]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이영규)이 농협중앙회가 진행하는 ‘젊은이가 찾아오는 축산대책’의 일환으로 ‘도드람 축사은행 제2호 농장 개업식’을 진행했다고 8월 3일 밝혔다.
제2호 도드람 축사은행 임차인은 지난해 8월 도드람 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공호철’ 씨로 선정됐으며, 충남 부여 소재 지토농장에서 양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도드람 축사은행은 축산 후계농 육성을 위해 자본력이 부족한 신규 축산인의 금전적인 부담을 덜고 산업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취지로 진행되며, 조합이 농장을 매입, 리모델링하여 임차 희망자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임차인은 농장 매입비용과 시설 리모델링에 따른 이자를 임대료 명목으로 납부하면 된다.
도드람은 단순 농장 임대에 그치지 않고 임차인의 원활한 농장 운영을 위해 수의컨설팅과 경영관리 등의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드람 관계자는 “도드람은 축사은행 운영을 통해 양돈 후계자 육성 및 FTA 확대에 대비해 국내 축산 기반 강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산 축산물을 기반으로 한 식량 자원 확보 및 향후 조합의 안정적인 운영과 축산업 생산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탄탄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개업식에는 도드람양돈농협 송일환 이사, 농협경제지주 양돈팀 김영균 팀장 등 15명이 참석하여 축사은행 사업의 성공을 기원했다.
[시론]
축산업의 규모화와 축사은행
자본 부족한 젊은층 진입 돕는 ‘축사은행’ 사업, 널리 전파되길
출처 : 농민신문 2017. 11. 13. 김유용 (서울대 동물생명공학부 교수)
‘축(畜)’이란 글자는 밭(田) 위에 검은(玄) 두엄을 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축분뇨를 모아 경작지에 뿌리는 것이다. 농가에서 한두마리 가축을 기르는 방식은 오랫동안 내려오던 축산의 형태이고, 최근까지도 소규모 농가들은 이런 방식으로 가축을 사육해왔다. 그렇지만 최근 규모화를 거치면서 2007년 18만4000가구였던 한우농가는 2017년 8만5000가구로 줄었다. 10년 만에 거의 10만가구의 한우농가가 사라진 것이다. 양돈농가도 2007년에는 1만가구였지만, 2017년엔 4500가구로 급속하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축산농가의 가구당 사육마릿수도 한우는 32마리, 돼지는 2300마리, 젖소는 75마리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실정에서 양돈은 일정규모를 넘어서야 출하 때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모돈 100마리 규모의 농장에서 1년에 2000마리를 출하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1주일 동안 출하하는 비육돈이 40마리 내외인데, 출하차량 운송비용은 40마리나 70마리나 동일하다. 따라서 출하마릿수가 적은 양돈장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손해를 보는 셈이다.
그래서 국내 양돈장의 적정규모를 언급할 때 최소한 모돈 300마리 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모돈 300마리로 1년에 6000마리를 출하한다고 가정하면, 1주일 동안 110~120마리를 출하하게 된다. 60여마리씩 두번 출하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출하차량의 운송비 등 여러 부분에서 경제적인 이점이 있다. 다행히도 국내 양돈장의 평균 사육규모는 이미 모돈 200마리 규모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가구당 사육마릿수가 증가함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양돈장을 운영하는 이들 중 주민들의 민원, 경영상의 어려움, 후계농의 부재 등으로 양돈장을 폐쇄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이때 양돈장을 인수할 젊은이가 진입하기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모돈 300마리 이상 규모의 양돈장은 현재 양돈계열화 전문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으므로 당분간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산업 전체의 생태계를 생각한다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새로운 젊은 인력이 양돈산업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양돈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농가를 위한 금융지원 제도를 정착시켰다. 국내에서도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
예컨대 한 양돈장이 어떤 이유로든 폐쇄된다면 금융권에서 해당 농장을 먼저 인수한 뒤 양돈장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자질을 갖춘 젊은이에게 재정적 도움을 제공, 양돈장을 인수해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양돈장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고, 3년 이상 농장을 운영하면 새로운 농장경영자의 능력을 검증할 수도 있으므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도드람양돈농협에서 신규 축산인력을 육성하고자 ‘축사은행’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 자본이 부족한 젊은이가 양돈산업에 진출하도록 돕는 첫 사례를 만들었다. 반가운 소식이다. 도드람양돈농협의 축사은행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다른 지역의 양돈농협까지도 널리 전파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정부와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축사은행을 제도화해 더 많은 젊은이가 양돈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강소농이 힘이다 / 양돈> 경기도 안성 거니농장
수익보다는 환경이 먼저…작지만 깨끗한 농장 거듭나
출처 : 축산신문 2018. 01. 04. 이일호 기자
가축분뇨 처리나 냄새 등 환경문제가 불거질 때면 소규모 양돈장들이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되곤 한다.일단 환경개선을 위한 초기투자 비용이 당장의 매출규모로는 쉽게 감당키 어렵다 보니 규모화된 농장과 비교해 환경문제에 취약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여기에 고령이지만 후계자가 없거나, “조그만 농장이 그리 큰 문제될 게 있느냐”며 환경문제에는 무디기만 한 농장주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경기도 안성의 모돈 170두 규모 일관농장인 거니농장(이전까지는 농장 이름이 달랐다)도 불과 1년전까지는 그 사례가 적용되는 전형적인 농장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경영자의 등장과 함께 거니농장으로 명명된 이 곳은 지난 한 해 동안 적어도 환경문제만큼은 걱정이 없는 전도유망한 양돈장으로 탈바꿈됐다.
모돈 170두 규모 불구 4억 투자 정화 방류 시설
콤포스트도 설치…“축분뇨·냄새 고민부터 해결”
기존 퇴비장, 모돈 확대 유혹 뿌리치고 비육사로
“이제부터 생산성…모돈 220두 수준 매출 올릴 터”
◆ 환경개선 투자 모두 만류
“처음 농장을 맡았을 때 환경 개선도 시급했지만 지어진지 23년이 된 농장이다 보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양 관련 시설개선도 하루가 급했다. 그러나 두 가지를 한꺼번에 추진하기엔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기에 고민이 많았다.”
거니농장 강권 대표의 선택은 농장 환경개선이었다.
▲ ‘진정한 강소농’의 꿈을 실현해줄 농장을 배경으로 한 강권 대표의 셀프컷.
“도와주신 분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국내 축사은행 1호 양돈장인 만큼 당장 돈은 벌지 못해도 냄새나고 민원이 많은 농장이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강 대표는 가축분뇨 처리시설부터 손보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액비를 만들어 주변 논밭에 살포하는 형태였지만 시설이 충분치 못하다 보니 비수기에 접어들면 미처 처리하지 못한 액비가 넘쳐 흐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완전개방형의 퇴비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축분을 톱밥과 비벼 처리하던 이곳은 아침만 되면 온동네 참새가 다 모여 들 정도로 냄새의 주요 발원지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였다.
강권 대표는 부족한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4억원을 들여 정화처리 시설을 설치했다.
“주위 분들이 조그만 농장에 왜 그리 많은 돈을 들이느냐며 모두 만류했다”는 강 대표는 “심지어 정화방류 시설업체까지도 ‘수백개 농장을 공사했지만 우리 농장처럼 작은 규모는 처음’이라고 의아해 할 정도였다”고 말한다.
1억2천만원을 들여 기존 퇴비장을 대체하면서, 보다 품질좋은 퇴비 생산이 가능한 고성능 콤포스트도 설치했다.
정화처리시설(모돈 200두 용량)이나 콤포스트(모돈 250두 용량) 모두 그 처리능력이 거니농장의 사육규모를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을 수준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
▲ 충분한 용량의 콤포스트는 파리와 악취의 발원지였던 퇴비장의 더없는 대안이 됐다.
◆ 액비살포비 수 천만원 절감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먼저 가축분뇨 처리과정에서 냄새가 날 일이 없어졌다. 처음엔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많았던 파리가 없어지면서 농장의 근무환경도 쾌적해졌다.
각종 생산비 절감과 방역여건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결실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7월 정화처리시설 가동과 함께 하루 10여톤을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톤당 2만5천원씩, 지난달까지 약 3천여만원의 액비 살포비용을 절감했다. 초기에 목돈이 들어갔지만 운영할 때는 훨씬 이익”이라며 “퇴비장에 톱밥 차량이 들어오지 않으니 방역상으로 더 안전해졌다”고 설명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콤포스트가 대신하고 있는 120평 정도의 퇴비장을 비육사로 교체, 운영하면서 자돈의 흐름이 좋아졌다.
“170두 정도를 70~80일령 사이에 입식, 출하할 때 까지 이곳에서 키운다. 이 기간 폐사하는 돼지가 3두 정도에 불과하다. 창고를 치우고 배치한 인큐베이터의 영향도 있지만 전체 돈군의 균일도가 높아지면서 이전까지와 달리 선별 과정없이 돈방 그대로 빼고 있다.”
농장장에게 “키울 곳이 없으니 MSY 25두는 생각지도 말라”고 했던 강권 대표의 고민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 시설 한계…운영의 묘로
이처럼 환경은 잡았지만 강권 대표가 생각하는 진정한 ‘강소농’으로 자리매김 하기까진 아직 갈길이 멀다.
“농장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분만사 바로 옆의 사무실을 농장외부로 옮기는 것이었다. 방역이 뻥 뚫린 농장에서 백신 접종이 무슨 의미가 있었겠느냐”는 강대표는 “방역체계도 어느 정도 자리잡은 만큼 이제부터 생산성을 올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 퇴비장을 비육사로 바꾼 결과 자돈 흐름이 훨씬 좋아졌다.
축사은행을 통해 ‘양돈인’의 꿈을 현실로 이끌어 준 도드람양돈조합의 전산농가 가운데 생산성은 하위권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털어놓는 그의 최우선 순위 계획은 모돈갱신이다.
10산 이상인 모돈이 절반 이상이었지만 넉넉지 못한 자금사정 때문에 지난해 60% 밖에 갱신을 하지 못했던 것. 그나마 산차구성이 4.5산으로 낮춰지긴 했지만 목표치인 평균 3산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
큰 투자는 어렵겠지만 환기시스템의 개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에너지 손실의 최소화가 가능한 믹스환기가 그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피해가 심화되고 있는 하절기 번식성적 유지를 위한 단열작업도 검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부터는 농장관리도 5주간 그룹관리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다만 서두르기 보다는 한 가지, 한 가지씩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스크래퍼의 날을 전면 교체해야 할 정도의 노후화된 시설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운영의 묘를 살리는데 주력, 동절기나 하절기 등 시기에 관계없이 연중 일정한 생산성과 출하량을 유지하는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 “규모, 지금 정도면 충분”
강권 대표는 계획대로 최소 MSY 25두 이상의 생산성에 오른다고 해도 지금 농장의 사육규모를 늘릴 생각은 없다.
지금 수준의 모돈으로 220두 모돈규모 농장 수준의 매출과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에 도달하게 되면 돈가에 관계없이 대를 잇는 사업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유공간이 돼버린 퇴비장을 이용, 모돈을 늘려보라는 권유를 단숨에 뿌리치고 비육사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모돈 80두 규모의 톱밥돈사로, 외형면에서는 내세울 게 없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통해 나름대로 넉넉한 삶을 영위하며 재밌게 농장을 운영하는 지인 부부의 모습은 강권 대표의 훌륭한 벤치마킹모델이 되고 있다.
“내 자신이 생각해도 손색이 없는 강소농이 되고 싶다. 물론 얼마나 벌어야 강소농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욕 안 먹고, 직원들과 나눌 수 있을 정도면 충분치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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