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공포]
항생제 남용, 매년 전세계 70만명 '사망'…한국 고위험국 분류
자료출처 : 뉴시스 2016. 06. 28.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매년 전세계적으로 70만명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탓에 빚어지는 무시무시한 결과다.
28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매년 200만명이 감염되고 2만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영국 전문가들도 오는 2050년이면 항생제 내성으로 전세계적으로 매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3초에 1명꼴로 사망한다는 얘기다. 또 이로 인해 세계 경제는 100조달러 규모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아 내성균 발생에 취약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30.1DDD로 OECD평균인 21.1DDD보다 높다. 국민 1000명 가운데 30명꼴로 항생제를 매일 복용한다는 뜻이다.
네덜란드(10.1DDD), 스웨덴(14.7DDD), 독일(15.7DDD), 영국(19.5DDD) 등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은 지나치게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항생제에 죽지 않는 내성균도 최근 7년간 최대 3배 이상 늘었다.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 비율은 종합병원 환자의 경우 2007년 15.5%에서 2013년 17.7%로 2.2%포인트 늘었다. 특히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는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 비율이 같은 기간 20.5%에서 66.7%로 무려 3.3배나 증가했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 등이 항생제에 저항하는 능력이 생겨 더이상 치료가 어려워진 상태를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은 치료법이 없는 신종 감염병과 파급력이 유사하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지나치게 오·남용 했기 때문이다.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항생제 내성균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미국 FDA는 지난 2008년부터 만 2세 미만 영유아에게 항생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 사용을 금지했다.
또 영국도 2009년 6세 미만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유럽이나 일본 등도 제한적으로만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 대책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9월에야 약국에 판매하는 어린이 감기약 주의사항에 '만 2세 미만에게 투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도록 했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고기나 어패류 섭취를 통해서도 항생제 내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나 닭, 돼지 등 가축 사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도 사람에게 치명적인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킨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사 결과도 나왔다.
유럽에서는 2006년부터 치료 목적을 제외한 성장촉진 등을 위한 가축에 대한 항생제 사용을 금지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축산용 항생제는 2005년부터 2007년 까지 1500t 내외로 판매됐다. 그러나 2008년부터 점차 감소해 2011년 956t, 2012년 936t, 2013년 820t, 2014년 636t이 판매됐다.
가축별 항생제 사용을 보면 소는 5~8%, 돼지는 47~57%, 닭은 18~22%, 수산용은 15~26%로 나타나
돼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수산용, 닭, 소의 순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가축의 분변에서 발견된 테트라사이클린 내성균은 최대 71.4%였다.
우리나라 제약사들, 항생제 개발 현주소는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더딜 경우 항생제 내성이 암보다 더 치명적인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만큼 항생제 내성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1928년 페니실린 항생제의 발견 이후 1960년대까지 항생제 개발이 활발했지만 기술의 한계와 빠르게 증가하는 각종 세균들의 내성문제 등으로 항생제 개발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이오 기술의 발달로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다시 항생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신약으로 승인 받은 항생제는 2014년 6개, 2015년 3개에 불과하다.
또 현재 FDA에서 제품 허가 과정에 있는 항생제는 3개, 임상 3상 중인 것은 45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년 내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가 예정된 항생제 수는 30개 정도로 추정된다.
화이자 '리네졸리드', '아지스로마이신', MSD '피닥소마이신', CDC '리파펜틴' 등은 3상을 진행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LG생명과학의 '팩티브정'(2002년),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정'(2015년)과 '시벡스트로주'(2015년), 동화약품의 '자보란테정'(2015년) 등 4개만 항생제 신약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현재 항생제를 개발 중인 우리 기업도 크리스탈지노믹스, 레코켐바이오, 인트론바이오 등 3곳에 불과하다.
레고켐바이오의 다제내성 결핵 항생제 LCB01-0371과 LCB10-0200은 각각 국내 임상2상과 전임상을 진행중이다. 이약은 경쟁 약물 대비 안정성을 크게 끌어올린 최고의 품목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슈퍼박테리아항생제 CG400549는 FDA 2상a를 완료했고, 인트론바이오의 슈퍼박테리아항생제 N-Rephasin SAL200과 N-Rephasin NPA200은 국내 임상2상과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약은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치료제 방식의 최초의 약물이다.
SK증권 노경철 연구원은 "글로벌 항생제 시장은 올해 약 41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5 년부터 2024 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약 7.1%로 예상된다"며 "2018 년까지는 비교적 완만하게 성장하다 각종 항생제들의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2019 년부터는 비교적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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