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증여받은 올품, 내부거래로 덩치 키워
김홍국 회장이 5년전 물려준 올품…편법증여 의혹
내달 상장 앞둔 제일홀딩스 최대주주도 사실상 아들 김준영씨
자료출처 : 아시아경제 2017. 05. 31. 박미주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김준영씨는 25살에 불과한 청년이다. 20살에 올품(구 한국썸벧판매)을 증여받은 뒤 5년여 만에 대기업 집단 하림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준영씨는 올품은 물론 하림그룹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하림의 대주주가 됐을까.
◆‘일감 몰아주기’로 큰 올품…내부거래율 80%= 준영씨가 100% 보유한 올품은 내부거래로 커온 회사라는 지적을 받는다. 준영씨는 부친으로부터 2012년말 한국썸벧판매를 증여받았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율은 80%에 달했다.
연결 기준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0년 한국썸벧판매의 매출액은 814억원, 그 중 관계회사 매출액은 691억원으로 내부거래율이 84.9%였다. 2011년에는 매출액 709억원 중 내부거래율이 79.3%였다. 2012년에는 매출액 861억원, 내부거래율은 84.5%였다.
이 같은 내부거래율은 준영씨가 회사를 물려받은 뒤 2013년 옛 올품과 합병하고 사명을 올품으로 바꾸며 줄어들었다. 2013년 매출액 3464원 중 관계회사 매출은 731억원으로 내부거래율이 21.1%로 감소했다. 2014년에는 매출액 3469억원 중 21.0%가 관계사 매출이었다. 2015년에는 3713억원 중 20.0%, 지난해에는 4160억원 중 20.6% 정도로 내부거래율이 낮아졌다. 이는 합병 전 올품의 매출이 2012년 기준 2022억원으로 한국썸벧판매보다 많았지만 관계사 매출은 64억원으로 내부거래율이 2.2%로 낮았던 영향이다.
◆관계사 합병·상장 때마다 커지는 이익= 알짜 관계회사와 합병할 때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준영씨가 받은 한국썸벧판매가 올품을 합병할 때 유독 올품 실적이 적자였다. 2010년, 2011년 각각 187억원, 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다 2012년 갑작스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올품은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로부터 에코캐피탈 지분 전량을 취득했다. 공교롭게도 에코캐피탈 역시 올품에 매각되기 직전 실적이 줄었다. 2013년 113억원의 매출과 57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이 2014년 130억원의 매출과 7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이 됐다.
준영씨가 사실상 최대주주로 있는 제일홀딩스의 내달 코스닥시장 상장도 그에게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올품과 한국썸벧을 통해 보유한 44.6%다. 제일홀딩스는 현재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제일홀딩스가 2038만1000주를 신주 발행해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 지분은 31.75%로 희석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면 준영씨 소유 올품의 제일홀딩스 지분 가치는 5000억원 이상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제일홀딩스의 희망 공모가 상단 2만2700원을 적용하면 준영씨 지분 가치는 5096억원으로 계산된다.
2015년 3월 엔에스쇼핑
엔에스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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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17,450 전일대비 150 등락률 +0.87% 거래량 29,266 전일가 17,300 관심종목등록
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때도 이득을 봤다. 당시 엔에스쇼핑은 주주가 보유 지분 일부를 일반인들에 공개적으로 파는 ‘구주매출’로 IPO를 진행했다. 올품은 보유주식 총 30만650주 중 13만1650주를 매도했다. 이는 공모주식수의 75%였다. 올품은 이를 희망 밴드 상단으로 확정된 공모가 23만5000원에 팔아 309억원가량의 현금을 쥐었다.
◆경영권 장악은 미지수= 준영씨의 회사 승계 과정이 불투명하게 이뤄지다보니 향후 경영권까지 물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영자로서의 능력이 검증되지도 않은 탓도 있다.
엄상열 네비스탁 수석연구원은 “올품의 이사회에서도 김준영씨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다”며 “그는 누군가의 구상에 따라 한 가운데로 진입하고 있을 뿐 경영적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후계자가 물려받는 과정이 정당한지가 상장사 오너이자 경영자로서 끊임없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주주이익 강화, 지배구조 개선 분위기로 봤을 때 준영씨가 오롯이 경영권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도 가족승계를 원칙으로 하지만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친다”며 “그래야 기업이 지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하림그룹 관계자는 “오너리스크 없이 안정적으로 가업이 승계되면 가장 좋다. 100년 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크겠다는 비전이 있다”며 “가업 승계는 확정된 것이 아니고, 경영 능력이 있다면 승계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식만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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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그룹 회장(60)이 아들 준영씨(25)에게 5년여 전 100억원대 증여세를 내고 물려준 회사 올품(옛 한국썸벧판매)이 계열사 58개, 10조원 이상의 자산 가치를 지닌 하림그룹을 지배하게 됐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도 사실상 아들 준영씨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앞둔 하림의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주주 현황에서 김 회장의 지분이 41.78%로 가장 많다. 이어 한국썸벧(37.14%), 올품(7.46%)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썸벧과 올품은 김준영씨 개인 회사다. 한국썸벧 지분 100%를 올품이 보유하고 있고, 올품 지분 100%는 김준영씨 소유다. 준영씨가 44.6%로 제일홀딩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제일홀딩스였다. 자사주가 80%에 이르러서다. 당시 김 회장의 지분율은 8.14%, 한국썸벧은 7.35%, 올품은 1.48%였다. 이를 포함한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18.48%였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제일홀딩스는 408만1991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무상 소각했다. 액면분할까지 거치며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93.43%로 급증했다. 동시에 김 회장 지분율은 41.78%, 준영씨 회사의 지분율은 44.6%로 늘어났다.
준영씨가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선 것은 김 회장의 증여와 비상장 자회사간 흡수합병 등을 통해서다. 2012년 말 준영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당시 한국썸벧판매(현 올품) 지분 100%를 증여받았다. 2009년말 자본금 20억원에 총자산 656억원, 매출 557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한 한국썸벧은 2010년 한국썸벧과 이를 지배하는 한국썸벧판매로 물적분할했다.
김 회장은 '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그 다음 한국썸벧판매를 준영씨에게 넘겼다. 2013년 한국썸벧판매가 옛 올품을 흡수합병하며 올품으로 사명을 바꿨다.
증여세는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영씨는 지난해 1월 올품 유상감자로 100억원을 마련해 세금을 냈다. 올품이 보통주 6만2500주를 주당 16만원에 매수해 소각하며 100억원이 유일한 주주인 준영씨에게 쥐어졌다.
일각에서는 편법 승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과세표준액이 30억원을 넘는 경우 50%의 증여세가 부과되는데 100억원 이상의 세금만으로 하림그룹을 물려주는 건 말이 안 된다. 꼼수를 쓴 것 아니냐"며 "하림그룹 내 다른 회사 주주들의 이익이 일감몰아주기 등 탈법적 통로로 전이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올품 주식 증여세는 연납으로 인정돼 나눠서 돈을 내다가 유상감자로 얻은 대금 100억원 전량을 증여세 납부에 사용했다"며 "전체 증여세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품 증여는 회사 규모가 커지기 전 일이고, 상속도 경영이라는 걸 숙지해 오너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단계를 밟아간 것"이라며 "하림이 윤리경영을 해온 건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림그룹은 총 자산 10조5000억원이 돼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제한되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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