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유럽 농·축협 판매사업에서 배운다⑸·끝
덴마크 ‘데니쉬 크라운’
자료출처 : 농민신문 2016. 11. 21. 김기홍 기자
팩커형 협동조합 만들어 매출 11조·순수익 3천억 달성
낙농제품 9개 자회사서 관리 농가 출하량 80% 조합 경유 협동조합에서 동일 가격 정산
수출 경쟁으로 수취가 낮춰 조합원 소득안정화 대책 필요
대니쉬 크라운 협동조합
‘데니쉬 크라운’은 이제 덴마크를 넘어 세계 최고급 축산물의 대명사가 됐다. 그 비결은 팩커형 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데 있다. 덴마크 축산농가들은 협력을 통해 도축·가공·유통을 전문화하고자 팩커형 협동조합을 탄생시켰다. 나아가 팩커형 협동조합을 아우르는 협동조합의 협동조합인 ‘데니쉬 크라운’을 설립, 세계 최대의 판매 협동조합으로 우뚝 섰다.
조합원 1만여명으로부터 조달한 돼지·소 등 연간 2000여만마리를 도축해 85%를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하며 매출액 11조원과 순이익 3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데니쉬 크라운. 그 성공비결과 과제 등을 알아본다.
◆규모화·전문화로 승부=덴마크의 인구는 약 560만명이고, 면적은 4만3094㎢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인구는 10.8%에 불과하고, 면적은 43.2%에 그친다. 비록 국가 규모는 작지만 세계 축산물시장에서는 절대적 강자다. 그 비결은 강력한 규모화와 전문화에 있다.
한 예로 1980년대 말 3만2000가구 정도로 덴마크 전체 농가의 40%에 육박했던 양돈농가는 1990년대 말 1만5500가구로 절반 이상 급감했고, 10년 후인 2009년께는 5000여가구로 줄었다. 이러한 흐름은 이후에도 계속돼 2013년에는 3000여가구로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1980년대 말 농가당 평균 사육마릿수는 300마리 안팎에서 2013년에는 1만6200여마리로 54배 이상 늘었다.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규모화가 진행된 것이다. 더욱이 이 협동조합은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에도 힘썼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낙농제품을 부위별로 가공·유통·수출하기 위해 9개의 자회사를 둔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정부지원을 통해 생산단계의 품질제고를 지원하는 양돈연구센터(VSP), 도축자동화·식육위생 등을 엄격히 관리하는 돈육연구소(DMRI), 축산농가의 권익신장과 입지를 강화하는 덴마크농식품협의회(DAFC)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생산·도축·가공·유통·수출 등 전 분야를 전문화했다.
유춘권 농협중앙회 미래전략부 경제통상연구팀장은 “팩커형 협동조합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이와 같은 전문화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협동조합 정신이 성장 밑거름=덴마크 식품산업 부문의 기업은 대부분 농민들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데니쉬 크라운 협동조합의 설립은 18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축산농가들은 개별적인 출하로 도축업자에게 쉽게 휘둘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축을 전담하는 팩커형 협동조합을 자발적으로 만들게 됐다. 하지만 도축만으로는 승산이 없어 가공·유통·수출 등으로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합원들의 조직화다.
이를 위해 이 협동조합은 강력한 규정을 만들었다. 모든 조합원은 자율적으로 생산물량을 결정하되 반드시 출하량의 80% 이상은 협동조합을 경유해야 한다. 이를 어길 때에는 미준수 물량의 최고 40%까지 시가로 환산해 불이익을 받게 했다. 아울러 가격결정 권한은 협동조합에 위임하고 출하된 물량에 따라 동일 가격으로 정산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했던 것이다.
◆소비자 욕구에 철저히 부합=조합원들은 소비자들의 욕구에 최대한 부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중 하나가 유기농산물 수요 증대에 맞춰 생산에 나선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싹텄다. 그래서 이 협동조합은 관련법령을 개정하고 유기농라벨도 도입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항생제 사용 억제, 동물복지, 이력추적,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해썹) 등과 같은 사회적 요구가 강조되면서 한층 강화된 규정을 제정·운영 중이다. 문제도 있다.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가 수취가를 낮추다 보니 조합원의 이탈이 발생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의 소득안정화를 위한 수취가 제고가 필요하다. 또한 수출시장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시장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최영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데니쉬 크라운이 아시아 수출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도매 중심의 공급구조 때문”이라며 “소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데니쉬 크라운의 시장은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품질로 경쟁력 “돈육수출 세계 1위”
양돈농가 전문경영인 손잡고 “조합원 이익 최대로”
자료출처 : 소상공인신문 2013. 12. 09. 전인철 기자
덴마크 축산 협동조합 ‘대니쉬 크라운’
덴마크에는 1882년 양돈농가들이 설립한 ‘대니쉬 크라운’이라는 협동조합 기업이 있다. 세계 139개 나라에 돈육을 수출해 매출의 90% 이상을 올리고 있는, 돈육수출 세계 1위의 기업이다. 우리나라도 삼겹살 등 다양한 돈육 부위를 이 기업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대니쉬 크라운의 주인은 당연 9천여 명의 조합원 양돈농가다. 돼지 사육은 농가가 담당하고, 돈육 가공 유통 수출은 전문경영조직이 맡는다. 회사 주인인 농민들은 납품하는 돼지 양에 따라 이윤을 받는 한편, 회사의 주요 정책 결정에는 직접 참여한다. 의사결정은 아주 민주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니 생산농가의 이익이 최대가 되도록 회사가 경영될 것은 뻔한 일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방문
지난 10월 23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덴마크를 찾아 란데르스에 위치한 대니쉬 크라운 협동조합 본사를 방문했다. 외국기업 투자협약과 세계적 친환경 녹색도시 벤치마킹 등을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유럽을 방문 중인 안 지사는 이날 대니쉬 크라운 최고경영자(CEO)인 켈드 요한센(Kjeld Johannesen)과 함께 도축‧가공시설 등을 둘러보며 국내 축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안 지사는 요한센 대표와 ▲덴마크와 대니쉬 크라운의 축산물 유통체계 ▲협동조합 성공 요인 ▲수익 구조와 배분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책 ▲가축사육제한 규정 ▲가축분뇨 처리방법 ▲동물복지를 위한 정책 ▲도축검사 제도 ▲적정 사육두수 설정 여부 등에 관해 광범위하게 대화를 나누고, 도내 축산 농가와 단체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폈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한국의 축산업은 현재 FTA 협상 및 체결에 따른 축산물 수입 증가와 사육비 증가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운을 뗀 뒤, “이를 타개하고자 우리 충남도는 3농혁신 정책을 추진, 저비용‧고효율의 축산업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니쉬 크라운이 도내 축산농가와 단체, 협동조합 등과 교류‧협력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리와 의무 동시에
대니쉬 크라운의 조합원은 조합 출자자로서 ▲안정적 판로 확보 ▲이익 공유 ▲조합 공동소유 등의 권리를 갖는다. 이와 동시에 이들은 ▲생산량의 80% 이상 조합에 출하 ▲가격 결정 위임 ▲출자의무, 유한책임 등의 의무도 지닌다.
이 협동조합 기업은 돼지 도축장 16곳, 소 도축장 8곳, 포장육 판매사업소 2곳, 유통·도매센터 2곳 등을 갖춘 모회사를 중심으로, 축가공품 생산·부산물 가공·신선육 유통 및 가죽 공급 등을 맡고 있는 자회사 9곳이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직원은 모두 합해 2만 3600여명에 이른다.
대니쉬 크라운이 1년간 도축하는 돼지는 모두 1,500만두로 덴마크 전역 1,900만두의 80%에 달하며, 연 매출액은 70억 유로(약 10조9,000억원) 안팎이다.
이 협동조합은 특히 덴마크 축산여건 악화로 농가에서 공급받은 돼지 육류량이 최근 4년간 13% 감소했으나, 매출액은 20%이상 증가했다. 이는 규모화는 물론, 종자 개발부터 가공, 유통까지 전 과정이 수직계열화 된 유통구조 덕분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충남도는 이번 현장 탐방을 밑거름 삼아 앞으로 ▲도축장을 통한 출하거점 확보 ▲조합원의 성실한 계약 이행 ▲규모화 및 생산·도축·가공·판매사업의 계열화 ▲주요 수출국에 자회사 설립을 통한 현지화 등 데니쉬 크라운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를 분석, 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검역체계 등 세계적 수준
대니쉬 크라운의 성공 경영의 밑바탕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엄격한 돈육품질 관리와 검역체계, 최첨단의 도축장, 철저한 위생관리 등이 자리한다. 그래서 구제역 파동 같은 축산업의 고질적 위기를 별로 겪지 않았다.
돼지 사육장은 마리당 최소로 확보해야 하는 면적 규모가 정해져 있다. 또 ‘돼지 장난감’도 구비돼 있다. 모두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한 결과다. 축사 온도나 조명, 비상경보시스템 등 축사운영관리 규정은 세심하고도 까다롭다. 양질의 돈육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게다가 조합은 정기적으로 축산농가를 방문해 규정 준수 여부를 지도 감독한다. 5주에 한 번 수의사가 돼지의 건강상태를 살핀다. 사육장 뿐만 아니라 도축장도 운영이 세밀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대니쉬 크라운의 자랑 가운데 하나는 원산지 추적 시스템이다. 덴마크 총수출액의 5%를 차지할 정도로 돈육수출에 주력하는 대니쉬 크라운으로서는 식품안전에 대한 신뢰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농장마다, 돼지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이를 모두 컴퓨터에 입력해, 돈육의 품질과 생산 유통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또 도축 전 과정을 CCTV로 기록해 수입업자가 요구하면 언제든 공개한다.
품질관리 조합성장 선순환
이같은 철저한 관리 덕에 대니쉬 크라운의 돈육은 세계시장에서 고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만큼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 철저한 위생관리와 동물복지까지 배려하는 사육과정, 그리고 지속적 연구개발 등을 통해 미국 등의 저가축산물과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니쉬 크라운에서는 철저한 품질관리가 조합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조합의 성장이 조합원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선순환의 동력은 민주적이고도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있다.
우선, 전체 조합은 15개 지역구로 나눠 운영된다. 각 지역구는 선거를 통해 농민대표를 뽑는다. 현재 전체 농민대표는 198명. 이들은 다시 자신들을 대표할 이사 12명을 선출한다. 조합의 이사진은 이들 12명의 농민이사들과, 외부에서 영입한 2명의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다. 농민이사들을 통해 조합원의 이익을 담보한다면, 조직운영과 유통 등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서 나오는 의사결정은 전 조합원의 자발적 동의와 참여로 이어지고, 이를 토대로 엄격한 품질관리 등 성공경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는 협동조합 운영에서 아주 중요한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출처 : 녹색먹거리 서울협동조합 http://cafe.daum.net/1644-8912/VRna/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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