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축적의 길...
시행착오 축적해야 세상에 없던 제품 만든다
자료출처 : 조선비즈 2017. 05. 14. 우병현 디지털전략실장
서울대 공대 이정동 교수는 2015년에 출간된 '축적의 시간' 공동필자중 한명이다. ‘축적의 시간’은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 과거, 현재, 미래를 깊이있게 다루고 대안으로 ‘축적'을 제시했다. 빠른 추격자 성공 방정식에 익숙한 한국 산업계는 산업경쟁력의 진짜 힘이 ‘축적'이라는 주장에 충격을 받았다. 이정동 교수는 이번에 ‘축적의 길'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축적 화두를 더 밀고나갔다.
한국산업이 처한 위기의 본질을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해서 제시한 ‘축적의 시간(2015년)’이 문제의 진단이었다면 이 책은 ‘개념설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떻게 도전적 시행착오의 경험을 축적해 나갈 것인가’에 관한 대안적 방향을 제시한다.
“축적의 길을 나서는 우리의 첫걸음은 우리를 눈부신 성공으로 이끈 바로 그 실행의 관행과 결별하는 쉽지 않은 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저자는 선진 기술을 모방하여 추격하는 단계에서 체화된 사고방식과 관행이, 시행착오의 축적을 통해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정의하고 만들어내는 개념설계 역량의 확보에 어떻게 걸림돌이 되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리고 5가지 축적의 전략을 소개한다.
그중 ‘축적의 전략 2. 아이디어는 흔하다,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편을 발췌하여 손으로 읽었다.
애플의 21세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꼽힌다. 애플을 이끈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발명된 기술을 제품화하는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패드의 원조는 제록스 파크(PARC)에서 1991년 만들었던 파크패드다.
▲ ’축적의 길' 중 ‘4장 축적의 전략 2. 아이디어는 흔하다,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편을 발췌하여 손으로 읽었다.
이 교수는 애플 사례를 통해 아이디어는 사실 흔하고 마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구해서 스케일업(scale up)하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없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특허를 내고 논문을 발표하고, 실제 공장을 세워 제품을 힘들게 만든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실제 시장에서 잘 팔리는 수준까지 만들려면 숱한 시행착오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암묵지를 쌓아야 한다.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구해서 스케일업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HANA(하나)와 안드로이드 사례를 보자. HANA(하나)는 2006년 서울대 공대내 스타트업기업인 팀(TIM)이 만든 것이다. 한 해에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추가로 올린 새로운 개념의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아이디어가 한국에서 나왔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인수한 SAP가 6년의 시간을 들여 이것을 글로벌 상품으로 완성했다는 점이다.
6년이란 시행착오의 시간을 버티고, 꾸준히 투자하면서 키워나가는 자세를 우리가 갖추고 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혁신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보다 그 아이디어를 혁신으로 완성할 수 있는 스케일업 역량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답은 현장에 있다고 떠든다. 저자는 현장을 더 구체화시킨다. 즉, 생산현장이야말로 축적의 현장이라는 것이다. 2014년 미국 오바마정부가 ‘메이킹 인 아메리카(Making in America)’라는 제목으로 미국 제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보고서 작성팀은 세계의 공장이 중국이 왜 혁신을 이끄는지를 알았다. 생산현장을 장악한 중국이 미국과 유럽이 하지 못하는 제조 실험을 싸고, 빠르게 반복하면서 혁신 지식을 축적했던 것이다. 미국은 대안으로 3D프린터 등 소형 생산 도구와 인터넷을 활용한 새로운 현장을 채택했다.
저자가 축적 원리를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드는 것까지 좋았다. 하지만 축적이라는 프레임을 지나치게 반복함으로써 다소 지루함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국 산업계가 처한 사면초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뚜렷하게 제시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아이디어를 베끼든지, 훔치든지 필요한 것을 구해야 한다. 이어 온갖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마침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퍼스트 무버’가 중요한 게 아니다
과학서평 / 축적의 길
자료출처 : 디지털타임즈 2017. 05. 11. 심재율 객원기자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자동차 산업을 일으키려 했던 태국은 한 해 2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독자적인 브랜드는 하나도 없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자체 브랜드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한국과 태국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축적의 길’을 쓴 이정동 서울대 공대교수는 ‘독자기술 축적’이라는 도전에 나선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1983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2,000달러 수준에 불과했을 때, 현대는 독자적인 가솔린 엔진인 ‘세타엔진’을 개발하자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관심있게 봐야 할 것은 이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뤄지기까지 10년이라는 ‘축적의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최초 모델개발에 성공한 1992년 그리고 실질적인 상용화에 돌입한 1993년까지 10년 동안 터보차저 엔진개발 97개, 내구성 개선에 53개, 차형개발에 88개, 트랜스미션 개발에 26개 및 기타검사에 60개 등 324개의 테스트 엔진을 만들었다가 부수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의 축적과 324번이라는 ‘시행착오’의 축적이 ‘독자엔진개발’이라는 혁신을 만들어냈다고 본 것이다.
‘개념설계’ 능력을 축적해야 한다
이 교수는 중간소득함정에 빠진 우리나라가 단순한 실행능력에서 탈피해서 ‘개념설계’의 단계로 도달한 몇가지 성공사례의 하나로 이것을 들었다.
서울공대 교수 26명은 2015년에 ‘축적의 시간’을 공동집필했다. 우리나라 산업이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주춤하는 이유를 심도있게 분석한 책이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개념설계’를 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축적의 시간’을 기획하고 대표 저자 역할을 했던 이정동 교수가 이번에는 후속편으로 ‘축적의 길’을 냈다. 어떻게 하면 축적을 해서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축적의 길은 개념설계에 도달하는 열쇠를 4가지로 들었는데, 첫 번째는 ‘고수의 시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많은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는 매우 드물다. 자칭 타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너무 많다.
특히 현장을 잘 모르는 공무원이나 교수나 언론인 정치인 등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분석하고 판단하는데, 현장과 분리된 상태에서 나온 진단은 탁상공론에 빠지기 쉬워 적절한 대책을 만들기 어렵다.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불확실하다고 애매하게 포장해서 호도한다.
축적이 중요하다는 이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팔로워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가 되자’는 주문같은 말은 핀트가 안 맞는다. 퍼스트 무버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이 교수의 생각이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케일업(scale up)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중요하다고 봤다.
이 책에서 경계하는 것 중 하나는 선진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추진하는 중국의 사례이다. 중국은 13억 인구와 엄청난 시장의 규모, 계획적인 중국정부의 추진력에 바탕을 두고 ‘공간단축’의 축지법을 쓴다. 엄청난 물량과 제조현장을 기반으로 수없는 시행착오를 과감하게 반복함으로써 축적의 ‘시간’을 줄인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축적을 다른 말로 하면 아마도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에서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이를 실행하려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하도록 해준다.
과정의 중요성을 두 번째 열쇠로 지목하고 저자는 이를 ‘스몰베팅 스케일업’ (small betting scale up)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과하는 지속적인 스케일업 투자가 필요하다.
포스트잇의 아이디어가 1968년에 나왔지만 실제 사업화된 것은 무려 12년이 지난 1980년이다. 간단히 말해서 12년이지, 그 기간동안의 시행착오 횟수와 들어간 시간 및 인력 등을 따지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과 노하우의 ‘축적’이 있었을 것이다.
첫번째 열쇠는 ‘전문가 시대가 와야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로 우뚝 선 픽사는 1995년 ‘토이스토리’에서 2016년 ‘도리를 찾아서’까지 17편의 장편애니메이션을 발표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사이에 안보이는 곳에서 수 백 편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가 수없이 죽어 없어졌다.
요컨대 스케일업이란 수많은 수행착오라는 ‘양’과 ‘시간’을 통해서 갈고 닦은 ‘혁신’의 열매이다. 시행착오 하는 동안 수 많은 사람의 노력과 오랜 시간을 견디는 비용이 당연히 들어갔다.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하루 아침에 대박을 치는 그런 것은 없다고 보면 현실에 매우 부합한다.
그러므로 세 번째 열쇠로 ‘위험공유사회’를 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시행착오란 실패를 뜻하므로, 실패의 위험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면 안된다. 주어진 일만 열심히 착오없이 멋지게 성공시키는 그런 일은 축적의 길에서는 없다.
축적이 성공하려면 리더가 축적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를 해야 하므로, 네 번째 열쇠로 저자는 축적지향의 리더십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여러 전문가들이 보는 관점과 매우 다르다.
출처 : 녹협 자연정화사업단 http://cafe.daum.net/gaundebm/aD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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