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조선 지도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정상기의 <동국지도> 사본 계열에 속하는 지도로서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800년에 개칭된 함경도의 이원, 충청도의 노성등이 있고, 1822년에 설치된 원주부가 없는 것으로 보아 <동국지도>사본들 중에서도 후대에 제작된 지도이다.
그러나 전도를 비롯하여 각 도별도에 축척을 나타내는 백리척이 그려져 있고, 함경북도지도에는 발문이 수록되어 <동국지도>원도의 양식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정상기의 <동국지도>는 팔도의 도별지도를 합하면 대형의 전도가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대형전도는 열람시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에 소형의 전도를 만들어 지도첩의 앞부분에 수록하기도 하였다. 이 도판은 소형 전도의 전형적인 예이다.
전도이지만 육로·수로의 교통로가 상세하며, 팔도 각 지역을 발문에 제시한 오방색에 맞추어 구분하였다. 해안선의 윤곽은 <동국지도> 원도 계열을 따르고 있다. 산천의 표현은 대략 도별도와 유사하지만 산지를 연맥과 독립된 산으로 서로 혼용하여 그린 점이 다르다. 울릉도와 지금의 독도인 우산도가 제 위치에 표시되어 있고, 동해에는 오촌으로 구분된 백리척이 표시되어 있어 정상기의 <동국지도>사본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