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구 늘참영농조합법인 조합장(왼쪽)과 김완주 자연순환농업센터 부장장(오른쪽) 등이 액비를 살포한 시설딸기 농장에서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액비요? 요즘 액비 안 쓰면 농사 못 짓습니다. 축협에서 알아서 뿌려줘 인건비 안 들어가죠, 덕분에 퇴비값도 적게 들죠, 게다가 농산물 품질도 좋게 나오는데 마다할 농가가 있겠습니까?”
15일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서 만난 김성구씨(늘참영농조합법인 조합장). 김씨는 액비를 쓴 뒤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에 서너가지 장점을 거침없이 늘어놓았다.
딸기·머위·상추·곰취 등을 주작목으로 인근 농가들과 함께 법인을 꾸려 농산물을 생산하는 김씨는 “5년 전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에서 공급하는 액비를 쓰기 시작하면서 하우스 한동당 연간 60포대씩 살포하던 퇴비를 일절 쓰지 않고 있다”며 “퇴비 한포당 1700원임을 감안하면 생산비도 줄이고 퇴비 살포 때 들어가는 일손부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돼 액비사용 농가가 4~5농가에서 200농가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5년 전 처음 액비를 뿌려 준다고 했을 때 막연한 거부감으로 지역 농가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액비의 효능을 눈으로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사용농가가 크게 늘었고, 이제는 액비가 논산지역 명품농산물 브랜드인 <예스민>과 <양반꽃상추> 등의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질소·인산·칼리 외에 액비에 함유된 다량의 유기물과 미량요소 공급에 따라 토양이 살아나고 있는 점은 가장 큰 수확 중의 하나다.
실제 논산계룡축협(조합장 임영봉)이 논산시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액비를 뿌린 딸기 포장의 경우 토양개선 효과가 뛰어나 일반재배 포장보다 평균 과중은 9%(1.4g), 수확한 과일 수는 한줄기당 16%(3.1개), 당도는 8%(1브릭스) 정도 각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경제성도 크게 좋아졌다.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제한 10a당 연소득도 1462만원으로 일반재배 때의 1253만원에 비해 17%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박·방울토마토·곰취·수단그라스 등의 경영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지역농가들의 퇴·액비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에 대한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1994년 대부분 자체사업으로 가축분뇨 퇴·액비 공장을 준공해 사업을 시작한 논산계룡축협은 2012년 가축분뇨 해양 투기 금지에 앞선 2010년 제2공장을 준공했다.
관내 2000㏊가 넘는 농경지에 퇴·액비를 살포해 지역 축산농가와 경종농가에 없어서는 안 될 기반시설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완주 자연순환농업센터 부장장은 “가축분뇨 퇴·액비를 수박·딸기 등의 선도농가를 대상으로 쓰게 한 뒤 그 우수성을 농가들 스스로 전파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며 “농가들의 퇴·액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더욱더 품질 좋은 퇴비와 액비를 생산해 논산·계룡지역 일대가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정주 농림수산식품부 방역관리과 사무관은 “논산계룡축협은 힘든 시기에 자체적으로 가축분뇨 처리사업을 시작하면서 지역내 경농농가에 가축분뇨가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며 “다른 지자체나 조합들도 가축분뇨처리시설 설치를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역에 유치해 우수한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운영 체계는…
가축분뇨 퇴·액비 생산시설과 악취방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120t의 가축분뇨(퇴비 60t, 액비 60t)를 처리할 수 있다.
조합사업 이용농가에는 1t당 1만8000원, 미이용 농가로부터는 2만3000원을 받고 분뇨를 수거해 처리하고 있으며, 현재 134농가와 분뇨처리 계약을 한 상태다. 액비 수요자인 경종농가에게는 정부와 논산시의 지원을 받아 신청순서에 따라 전량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환경부 지역단위 통합자원화사업 사업자로 선정돼 향후 가축분뇨 100t과 음식물 30t을 바이오가스로 에너지화하고 최종 소화액은 퇴·액비로 공급할 계획이다.
논산=성홍기 기자
논산·계룡 축협 생산 가축분뇨 액상비료 전국적으로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