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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논산계룡축협 직원이 논갈이를 앞둔 논에 액비를 살포하고 있다. 논산계룡축협의 액비살포 차량은 스테인리스 탱크와 논산딸기를 활용한 차체 도색으로 깔끔한 외관을 자랑한다. | |
한국농업 희망찾기 2010 집중기획 (40)가축분뇨 자원화는 선택 아닌 필수
축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축분뇨. 축산 농가의 오랜 과제인 ‘가축분뇨 자원화’가 활발하다. 가축분뇨 자원화는 가축의 ‘분’과 ‘요’, 즉 똥오줌을 퇴비와 액비로 만들어 공급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 경종 농가의 생산비를 절감한다. 또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려는 노력도 한창이다. 즉 가축분뇨를 순환해 사용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자원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가축분뇨 자원화에 나선 것은 해양투기 금지에 대한 대비이기도 하지만 자원화로 인한 이익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축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가축분뇨 퇴·액비의 경제적 가치가 4,8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축분뇨에 들어 있는 유기물을 이용해 전기와 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녹색성장에도 기여한다. 전문가들은 이제 가축분뇨를 이용해 생산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가축분뇨 자원화 현황=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축분뇨 4,370만t 가운데 퇴비와 액비로 자원화한 물량은 85.6%인 3,740만t(퇴비화 3,474만t·액비화 265만t)에 이른다<표참조>. 정부는 2012년 가축분뇨 해양투기 금지를 앞두고 자원화에 본격적으로 나서 2013년 가축분뇨 발생량의 90%를 자원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을 2011년까지 70곳으로 확대하고 돼지분뇨 발생량 1,672만t의 15%인 255만t을 처리할 계획이며 에너지화 시설도 2012년까지 15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퇴액비 품질을 높이고 자원화율도 90%대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아직 에너지화 시설은 규모도 적고 효율도 낮은 형편이다.
하지만 가축분뇨 퇴액비의 경제성은 두드러진다. 2009년 기준 가축분뇨로 만든 퇴·액비 3,739만6,000t은 비료 성분으로 계산하면 질소 24만5,600t, 인산 12만3,430t, 칼리 14만4,990t 등 모두 51만4,020t에 해당한다. 이는 화학비료로 대체할 경우 질소 1,714억원, 인산 2,121억원, 칼리 1,018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인산은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92.2%, 칼리는 81%에 이른다.
◆무엇이 문제인가=가축분뇨를 활용하기 위한 공동자원화 시설을 갖추기 위해선 사업자로 선정된 다음 부지 확보를 비롯해 정부·지자체 지원과 자부담을 포함해 자금이 30억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갖추더라도 시설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지역 주민의 민원 발생과 사업 부지가 민가와 인접하는 등 부수적인 조건이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또 공동자원화 시설을 세우고 가동하더라도 만들어 낸 퇴·액비를 경종 농가들이 사용하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냄새나 효과에 의문을 표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라는 것이 축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동자원화 시설에서 생산하는 고르고 뛰어난 품질의 퇴비와 액비를 작목별 표준시비 방법에 따라 사용한다면 냄새도 없고 생산성도 뛰어난데다 땅심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축산 전문가들은 이제 정책 방향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직 공동자원화 시설이 부족하고 앞으로 확대되겠지만 이미 가동하는 곳에서는 좋은 퇴·액비를 만들어 낸다면 유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축산 농가들이 양질의 퇴·액비를 만드는 데서 나아가 경종 농가들이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경종 농가가 원하는 작목과 용도에 맞는 성분의 액비를 생산·공급하거나 축산 농가에서 낮은 비용으로 양질의 액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완주 논산계룡농협 차장은 “앞으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농업용 가스나 전기를 만들고 소화액은 액비로 만드는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농자재 지원도 가능한 에너지화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가축분뇨 자원화는 축산 농가와 경종 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미래 사업”이라고 말했다.
고품질 발효액비 ‘깐깐하게’ 살포…논·밭·과수원·골프장서 ‘대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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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섭 논산계룡축협 유기질비료공장장(왼쪽)과 김완주 차장이 액비 발효조에서 액비의 발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 현장 / 충남 논산계룡축협 유기질비료공장
“자연순환농업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기사 좀 잘 써 주세요.”
24일 찾은 충남 논산계룡축협(조합장 임영봉) 유기질비료공장.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자연순환농업의 선두주자인지라 공무원·농업인 등의 견학이 줄을 잇고 각종 언론의 단골 취재 대상이 돼 이제는 귀찮을 법도 하지만, 여전히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했다. 자연순환농업이 더욱 확산돼야 우리 축산업과 경종농업이 동시에 살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다.
하지만 자연순환농업을 실천하기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냄새가 나는 퇴·액비로는 자연순환농업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경종농가의 자발적인 사용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논산계룡축협 유기질비료공장이 자연순환농업의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퇴·액비의 높은 품질에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현재 논산계룡축협 유기질비료공장에 액비 살포 신청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농가만 400여명에 달한다. 하루 250t을 생산하지만 만들어지기가 무섭게 농경지에 연중 살포된다. 이 공장의 액비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완주 유기질비료공장 차장은 “액비 속에 있는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공기 및 분뇨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비결”이라며 “그렇게 하면 액비 제조 기간도 25~30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퇴비도 자체 유용미생물(EM) 배양기에서 만들어진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시킨다.
취재 중 손으로 직접 만져 보고 냄새까지 맡아 본 액비는 가축 분뇨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무런 냄새가 없었다. 그만큼 충분한 발효를 거쳤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는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도 이 액비를 이용하고 있다.
논산계룡축협은 액비 제조는 물론 농경지 살포까지도 직접 맡는다. 살포 시간 단축은 물론 토양 분석에 따른 시비처방서대로 정확한 양을 살포해야 시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산계룡축협의 1년 액비살포 면적은 약 4,000㏊. 여기에서 절감되는 화학비료값은 1㏊당 약 50만원으로 총 10억원 내외의 영농비가 절감되는 셈이다. 축산 농가의 혜택은 말할 것도 없다. 논산계룡축협 유기질비료공장은 퇴·액비는 물론 돼지털을 이용해 ‘농업용 아미노산’도 생산하고 있다. 그야말로 가축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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