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 침탈(侵奪)

BC 28세기 요하문명의 濊貊族이 남하 하여 夏, 商, 周를 건국하면서 황하문명을 일구었으며, 鮮卑族이 秦, 漢, 隨, 唐을 건국했습니다. - 기본주제 참조

우리는 지금/정치·경제

‘한국판 블룸버그’ 꿈꾸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자연정화 2014. 5. 28. 16:48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출마 관련 인터뷰에 즈음해 자신의 저서 두 권과 대여섯 건의 자료·소책자를 기자에게 건네주며 일일이 설명을 곁들였다. 2012년 펴낸 저서 <자유민주주의의 약속>을 일러 “요즘 자유라는 말이 인기가 없어서 일부러 자유라는 단어를 제목에 등장시켰다”고 했고, ‘새봄을 기다리며(1981.2.25)’ 제목의 A4 용지 4쪽의 복사물은 “돌아가신 아버님(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쓰신 글인데 본인이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하셨고, 나도 좋아하는 글”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 밖에 그가 건네준 자료에는 ‘한반도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기’, ‘북한의 핵무장과 우리의 안보’ 등 외교·안보 관련 연설문도 있었지만, 1990년대 중반 세로쓰기 시절의 일간지에 실린 그의 기고문 두 건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제목은 각각 ‘OECD 가입 신중하게’, ‘준비 덜돼 得보다 失 많을 것’.

당시 김영삼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1995년, 가입 여부를 심사하게 될 OECD 각료이사회 회의를 앞둔 1996년 국내 언론에 각각 실린 글이다. 그는 정부가 경제적 득실에 앞서 세계화라는 정치논리를 앞세워 OECD 가입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했다. “금융시장 구조가 취약한 한국이 OECD 가입요건을 충족하고자 자본시장을 대폭 개방하면 경제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취지의 우려를 담았다.

3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3층 서울시장 경선 캠프에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 응한 정 의원은 “당시 내가 걱정한대로 종금사 등 시중 금융기관의 과다한 달러화 차입이 결국 외환위기를 불러오고야 말았다”며 씁쓸해 했다.
그 다음 말이 더 예리하게 귀에 꽂혔다.

“요즘도 당시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의 통화회수에 대비해야’라는 제목의 문건 두 개를 내밀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유럽·일본의 양적완화로 기축통화량이 급증했다. 2016년부터 미국·유럽이 풀린 통화의 회수에 들어가면 세계 경제가 위기를 겪게 될 것이므로 한국도 2년 후에 닥칠 수도 있는 거대한 쓰나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국내 외환보유고는 빚 갚는 데도 모자라

그는 올 초부터 줄기차게 이런 주장을 펴왔다. 지난 1월 8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리고 3월 2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서울시 행정을 맡아 행여 있을지도 모르는 세계 금융위기를 단단히 방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 눈앞의 시장 출마 준비만으로도 경황이 없을 텐데 2∼3년 후의 선진국 통화 회수 가능성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2년 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통화 회수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된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기반이 흔들릴수도 있다.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아직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의 파장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것은 아닌가?

“세계 경제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제금융의 쓰나미에 대비해야 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달리 지금은 외환보유액이 3400억 달러에 이르지 않나?

“우리 외채가 4100억 달러,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한 돈이 4천억 달러 수준이다. 우리 돈은 없고 다 빚이라고 봐야한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2천억 달러고, 원유·식량 등 필수품 수입에 매년 1천억 달러가 들어간다. 주식시장의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의 외환보유고라도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경제의 방어막이 사라지는 것과 진배없다.”

정 의원은 1월 27일 미국에서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의 설립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만났을 때도 이와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전 세계 중앙은행이 통화를 너무 많이 발행해서 이제는 그 후유증을 걱정해야할 단계라는 정 의원 분석에 공감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앞으로 경제가 더 안 좋아지고 주가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인터뷰에 배석한 정 의원의 한 측근이 전했다.

-국내 언론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도전을 염두에 둔 정 의원이 ‘성공한 CEO 시장’으로 평가받는 블룸버그 전 시장을 만나 시정(市政) 관련 조언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시정에 관한 얘기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지만 단순히 뉴욕시장 경험을 듣는 자리는 아니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눴다.”

-다른 대화 내용은 뭔가?

“나는 선진국들이 언젠가 통화를 회수하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전문가인 그의 의견을 듣고자 미국을 간 것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중앙은행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푸는 돈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신흥국의 경제가 이렇게 난리를 겪는데 테이퍼링 정도가 아니라 뿌린 돈을 거둬들이는 상황이 온다면 세계가 새로운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될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도 나하고 같은 의견이었다. 그런 주제로 들어가다 보니 경제 얘기가 주를 이뤘다.”

-시정 관련 도움말로는 어떤 게 있었나?

“뉴욕과 서울은 다르지만 대도시의 시장은 결단력과 인재를 잘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와 선거에 나간다면 시장으로서 뭘 해야 할지 미리 고민해보라는 권유가 있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뉴욕에 어떤 변화와 부를 가져다 줬던가?

“뉴욕을 안전한 도시, 밤길이 편안한 도시로 만들었다. 그리고 법인세 유예·재산세 경감 등의 정책으로 기업체 투자를 많이 끌어모으고, 금연정책과 ‘비만과의 전쟁’ 등을 통해 쾌적하고 문화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했다. 그의 임기 12년 동안 뉴욕 거리는 활기에 넘쳤다. 블룸버그가 퇴임(지난해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뉴욕의 밤거리 안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다.”

재산의 상당액 사회환원 가능

-블룸버그는 막대한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기부천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모교인 존스홉킨스 대학에도 10억 달러 상당을 쾌척하고, 각종 비영리단체에 익명·기명으로 돈을 댔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 의원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인가?

“관련법에 여건이 허락된다면 나도 생각해보겠다.”

-어느 정도를 생각하나? 재산의 상당부분도 가능한가?

“(하하하) 뭐, 좋은 사업이 있으면 안할것도 없다. 돈 버는것만이 사업은 아니다. 돈을 쓰는것도 사업이다.”

-유권자들은 정 의원이 정치인이면서도 현대중공업 대주주라는 점에서 경제인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다.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한다면?

“내가 한때 한국에서 매출·수출·고용이 가장 컸던 현대중공업의 사장을 한 적이 있다. 그때가 1982년으로 만 서른 살여 때다. 1988년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대표이사를 그만두고 10년 전부터는 회사와 관련된 모든 직함을 다 접었다. 지금의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된 기업이다. 국회의원을 한지 26년 되었고, 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도 17년째 맡고 있다.”

-지금의 서울시장 직무수행에 필요한 자질로는 어떤 게 있으며, 정 의원은 서울시를 위해 어떤 장점과 능력, 비전을 제시할 수 있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무 일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는 대과(大過)는 없겠지만 무사안일의 또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서울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5등이고, 성장률도 7등이다. 대부분의 대기업 본사가 서울에 있고, 중앙행정기관도 몰렸는데 5등을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시의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박원순 서울시장 행정의 특징이기도 하다. 서울은 열심히 일하는 시장을 필요로 한다. 일자리 창출과 활기찬 도시 만들기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

-박 시장 행정철학을 그렇게 해석해도 되나?

“박 시장은 의사결정을 신중히 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뭔가를 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박 시장은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는 열심히 했는데 서울시민 다수가 관심 있는 일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 이제는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도 서울시는 이런 상황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듯하다.”

-상황이 그렇게 어려운 게 맞나?

“한때 1100만 명에 달하던 서울시 인구가 올해 1천만 명 아래도 떨어졌다. 주요 국가 도시를 상대로 한 경쟁력 평가에서도 서울은 나날이 뒤처진다. 물가는 치솟고 먹고 살기는 어려운 곳이 바로 서울이다. 그런데도 이를 극복할 해결책과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다. 이게 더 큰 문제라도 생각한다. 옆의 경기도를 보라. 인구가 1250만 명까지 치솟았다. 서울이 활기 없고 예전 같지 않다는 여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뉴욕은 2013년 3월,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보다 많아졌다. 뉴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시 외곽에 베드타운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꾸준히 빠져나가기만 했다가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이다. 당시 블룸버그 시장은 “전입자 증가는 뉴욕 시민의 삶이 좋아졌고 뉴욕 생활에 대한 동경을 반영한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과 얼마 전 만난 정 의원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인구감소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대기업들의 세금감면 혜택 같은 것부터 줄여야 한다고 했다. 실효세율이 너무 낮다는 이유인데 세부 계획을 듣고 싶다.

“실효세율 등의 문제는 지방정부 소관이 아니고, 중앙정부와 입법부가 나서야 풀린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입장에서 전문가들과 공부하면서 세부적인 계획과 관련해 좋은 의견들을 경청하는 중이다. 일자리가 있기에 사는 도시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 시민들이 사랑하는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세금이 걸림돌이 된다면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실리콘밸리로 육성

-서울시에 펼치고 싶은 신성장 동력의 하나를 예로 들어달라.

“이제 내수 진작만으로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에 왔다. 서울에서 3시간 비행거리 안에 15억 인구가 산다. 이들 외국인이 서울을 찾게 해야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서울 유일 국가 산업단지인 구로구 소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제 기능을 못한다. 이곳에 첨단산업을 유치해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첨단 경제공업단지로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어떤 복안이라도 있나?

“세부적인 계획은 적당한 때에 공식 발표할 것이다. 분명한 건 시민들은 말만 앞세우는 게 아니라 서울을 실제로 변화·발전시킬 시장을 원한다는 점이다. 말로만 서민을 앞세우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서민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려고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 정 의원은 후자에 속하나?

“나름대로 여러 분야에서 목표를 세워 도전하는 삶을 살았고 결실도 더러 봤다고 자부한다. 88서울올림픽 유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이뤄낸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한때 사장을 지냈고, 지금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5년 연속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선정됐다. 직원들의 평균 근무기간이 19년으로 대기업 중 가장 긴 편에 속한다. 울산과 서울에서 치른 일곱 번의 총선에서 매번 승리한 것도 지역 주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서울시가 유휴 부지를 제대로 개발에 활용하지 않고 놀린다고 비판했는데, 어떤 생각인가?

“서울시내에 유휴부지가 100곳 정도 있는데 30곳에 투자자가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그중 2곳만 허용했다. 서울시 관계자 말로는 개발지역 인근의 땅값이 오를까 봐 안 해준다는 것이다. 땅값 상승은 주거 불안 등 부작용만 야기하는 게 아니라 개발 효과 측면에서는 좋은 점도 있다. 공공성이 큰 사업부터 우선적으로 허가를 해주면 좋은데 서울시가 너무 소극적이다.”

정 의원은 3월 12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려면 파급 효과가 큰 건설업을 활용해야 한다”며 “단순히 토건이 아니라 창조건축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과 관련해서도 블룸버그 전 시장은 정 의원과 코드를 같이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 10월 “뉴욕에 저가 주택이 부족한 것은 경기 회복에 좋은 신호”라며 “누구나 쉽게 빈 집을 찾을 수 있는 도시에서는 경제가 좋을 수 없다”고 밝혔다. 땅값이 오르는 게 저소득층 주택 부족을 유발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한 뉴욕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 효과라는 인식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시민단체들로부터 “지나치게 시장가격 위주의 주택정책을 펼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세계 주요 도시들에 견줘봤을 때 서울시가 특히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인프라를 순서대로 든다면?

“먼저 도심형 노인 요양시설의 대폭적인 확충이 요구된다. 또 보육시설을 늘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하고, 모든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를 완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찾아가서 도움을 주는 적극적 복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1조 원이 넘는 현대중공업 지분(10.15%)이 업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돼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시장에 큰 파장이 일지 않을까?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월스트리트를 움직이는 통신사 등 수십조 원의 재산을 주식으로 가졌지만 백지신탁 대상이 되지 않았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법에 따라 심사를 받고 결과에 따를 예정이다. 참고로 백지신탁은 국회의원과 1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전원이 대상자다. 2005년 백지신탁제도 도입 이후 본인도 국회 상임위가 바뀔 때마다 심사를 받았다.”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시장 시절 집무실이 아니라 6명의 부시장과 함께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 일했다. 시장에 당선되면 집무실 등 근무 환경을 대폭 바꿀 의향은 없나?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시민들이 아무 때나 시청의 내사무실로 찾아오도록 개방하겠다. 또 시청에 응접실 공간을 다수 확보해 시민들이 와서 차도 마시고 얘기를 나누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겠다.”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재선, 3선에도 도전할 것인가?

“재선, 3선은 서울시민들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만약 당선되면 임기 내내 전념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임기를 마치는 게 유권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2022년 대선에서 젊은 정치인 지원

-여권 내 후진 양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새누리당에 젊은 인재가 많다.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다. 이탈리아는 39세 총리가 배출됐고, 미국 공화당에는 40대에서 유력 대통령 주자가 나오는 판이다. 2022년 대선에서 나도 젊은 정치인을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12년의 재임 기간 동안 총기규제 강화, 패스트푸드 칼로리 표시 의무화, 비만과의 전쟁, 식당 내 흡연 금지 등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블룸버그 시장 재임 중에 맨해튼뿐만 아니라 할렘과 브루클린도 활성화됐는데 지난해 말 그가 퇴임하자 벌써 부동산 업계가 흔들린다. 뉴욕이 어려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닌지 시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들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대선에 나갈 계획은 없고,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전 세계 60여 개 도시와의 협력을 구상하고 있다. 나보다 열 살 연상이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에는 경탄할 따름이다.”

정 의원의 선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 3월 총선을 앞두고 통일국민당 창당, 31석을 얻었고, 그해 12월 대선에도 출마 16.3%의 득표율을 보였으나 3위로 낙선한 바 있다.

-1992년 대선에 출마해 뜻을 이루지 못한 선친(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유업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아버님이 정치를 한 이유는 무슨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신 거라고 본다. 흔히들 기업인은 정치에 성공할 수 없다고 여긴다. 아버님은 ‘기업인이라고 왜 큰일을 할 수 없나’라는 심정으로 도전하셨다. 그게 아버님의 스타일이니까. 당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을 거다. 그렇다고 내가 정치를 하는 게 아버님의 유업 때문은 아니다.”

-대선 후에 곧바로 정치를 접었는데 어떤 생각을 하셨나?

“아버님은 일생을 기업을 운영해 오셨다. 의협심이 강한 분이라 우리 정치 현실을 많이 안타까워하셨다. 1988년인가 초선의원 시절 아버님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서울시청 앞을 지난 적이 있다. 아버님이 갑자기 ‘대한민국에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 있다면 나라가 이러진 않았을 것’이라며 분개하셨다. 결국 70대 중반의 나이에 정치에 뛰어드셨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하시는 말씀이 ‘내가 국민들에게 더 열심히 못해서 안된 것일 뿐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하셨다. 아버님 책(<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처럼 살다 가셨다.”

정 의원은 정 전 회장 대목에 이르러 “그런데 아버님 얘기를 하니까 재밌네요”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아버님은 당신이 하고픈 일을 하셨다. 또 항상 하고픈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고…. 성공한 사업가로서 북한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조성을 추진하기도 하고 심지어 1001마리의 소떼를 몰고 방북도 했다.”

-정 전 회장은 1990년대 정치를 하면서 반값아파트, 2층고속도로와 같은 획기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아이디어가 많다는 방증이다. 정 의원도 그런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준비했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보다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대아닌가? 먼저 서울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데도 창의성이 요구된다. 교통문제를 개선하면 요즘 논란이 많은 미세먼 등 환경문제까지 해결 가능하다. 과거 토건이라 하던 건설 분야도 이제는 지하공간을 활용해서 도시를 입체적으로 꾸미 등의 창조 건축으로 진화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배출가스를 제로로 만드는 식의 발상의 전환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여권의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과 관련해 박심(朴心)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그렇게들… 처음부터 박심이 있었다기보다는 박심을 활용하려는 분들이 있었겠지.”

김황식 총리 경쟁력 진짜 있나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라서 경선 방식에 배려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이는 그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말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그런 분을 왜 영입했는지, 또 누가 영입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당이 정한 경선룰을 따르되 논의가 필요하다면 공개적이고 합리적으로 해야한다.”

정 의원 측은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여긴다. 예컨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서울에서 48.18%의 득표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51.42%)에게 3.24%포인트 뒤졌다. 이 간극을 메워야 승산이 있다. 그게 가능한 이유를 정 의원 측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비강남권에서 승리한 선거구는 용산구(진영), 노원갑(이노근), 은평을(이재오), 서대문을(정두언), 양천갑(길정우)·을(김용태), 강서을(김성태), 동작을(정몽준) 등 8곳이다. 이 중에서 새누리당이 전통적 강세를 보여온 용산과 양천을 제외하면 5곳 정도가 신승을 거뒀다. 야당의 바람이 드센 강북에서 순전히 개인기로 판을 뒤집은 셈이 된다. 게다가 정 의원은 예산을 잘 분배하는 관리형 시장이라기 보다는 파이를 키워가는 개발형 시장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일자리 창출을 바라는 상당수 서울시민에게 호소력을 가진다.”

 

 

<자료 : 월간중앙(박성현/월간중앙 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