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弁韓) / 구야국(狗邪國)
변한(弁韓), 또는 변진(弁辰)은 한반도 남부에 있던 삼한의 하나이다. 지금의 경상북도 일부 및 경상남도 지역으로, 남해에 접하고, 서쪽은 마한, 동쪽은 진한에 접해 있었다. 《삼국지》 〈위서〉동이전에 의하면 12개국이 있었다고 전하며, 나중에 구야국을 중심으로 가야로 발전했다.
《삼국지》에 따르면 변진(변한)은 진한과 잡거(雜居)하였다고 한다. 언어나 법속 등이 모두 진한과 비슷하여 특별히 구분되지 않았다고 하며, 제사지내는 풍습만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고고학 발굴 결과에서도 변한과 진한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낙동강 하구 지역에서 양질의 철이 생산되었기 때문에 삼한과 동예(東濊), 왜(倭), 한사군 등에 수출하였다. 또한 철을 화폐로 사용하였다. 기원전 39년 봄 정월에 변한이 신라(혁거세 거서간 통치 시)에 나라를 바쳐 항복해 왔다는 기록이 있으나 신채호는 이는 당시 신라의 국력으로 볼 때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일반적으로 변한 지역의 소국들은 가야 연맹을 이루는 소국들로 발전하였다고 보고 있다.
변한 12개국
삼국지 위서 제30권 오환선비동이전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有, 已柢國, 不斯國, 弁辰彌離彌凍國, 弁辰接塗國, 勤耆國, 難彌離彌凍國, 弁辰古資彌凍國, 弁辰古淳是國, 冉奚國, 弁辰半路國, 弁樂奴國, 軍彌國, 弁軍彌國, 弁辰彌烏邪馬國, 如湛國, 弁辰甘路國, 戶路國, 州鮮國, 馬延國, 弁辰狗邪國, 弁辰走漕馬國, 弁辰安邪國, 馬延國, 弁辰瀆盧國, 斯盧國, 優由國, 弁辰韓合二十四國
No |
이름 |
한자 |
현재의 위치 |
1 |
미리미동국 |
彌離彌凍國 |
현재의 밀양시 일대 |
2 |
고자미동국 |
古資彌凍國 |
현재의 고성군 일대 |
3 |
고순시국 |
古淳是國 |
미상. 천관우는 사천시 일대로 비정했다. |
4 |
반로국 |
半路國 |
현재의 고령군 일대. 반파국(伴跛國)의 오기이다. |
5 |
악노국 |
樂奴國 |
하동군 악양면. |
6 |
군미국 |
軍彌國 |
사천군 곤양면과 곤명면일대. |
7 |
미오야마국 |
彌烏邪馬國 |
현재의 창원시 일대 이후의 골포국. |
8 |
감로국 |
甘路國 |
현재의 김천시 개령면- 이지역은 삼국사기에 진한으로 표기 |
9 |
구야국 |
狗邪國 |
나중의 금관가야 |
10 |
주조마국 |
走漕馬國 |
현재의 김천시 조마면 |
11 |
안야국 |
安邪國 |
현재의 함안군 일대. 아라가야가 일어선 곳이다 |
12 |
독로국 |
瀆盧國 |
현재의 부산광역시 옛 동래군지역. |
13 |
접도국 |
接塗國 |
나중의 칠포국. 지금의 함안군 칠원읍 |
구야국(狗邪國)
이칭 : 변진구야국(弁辰狗耶國), 구야한국(狗耶韓國), 금관가야(金官加耶), 본가야국(本伽耶國), 가락(駕洛), 가락(伽落), 가라(加羅), 가라(加良)
삼한시대 변한(弁韓)의 한 소국(小國).
개설
변한 소국 가운데의 하나로서, 지금의 경상남도 김해 지방에 있었다.『삼국지(三國志)』위서 동이전(魏書 東夷傳)에 ‘변진구야국(弁辰狗耶國)’ 또는 ‘구야한국(狗耶韓國)’으로 기록되었으며, 본가야국(本伽耶國), 즉 금관가야(金官加耶)의 모체로서『삼국사기(三國史記)』·『삼국유사(三國遺事)』·『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가락(駕洛·伽落)’·‘가라(加羅)’·‘가라〔加良〕’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자연환경
구야국은 입지적으로 낙동강을 따라 경상도 각 지역과 통하고 한반도로부터 일본열도로 들어가는 해로상의 중요지점으로서, 일찍부터 외부세력과 빈번한 교섭이 있어온 지역이다. 특히, 진한(辰韓)·변한의 철자원이 널리 알려짐에 따라 낙랑군(樂浪郡)·대방군(帶方郡)·동예(東濊)·마한(馬韓)·왜(倭) 등과 철을 매개로 활발한 교역관계를 가지면서 한반도 초기철기문화의 중심지로 발달하였다.
형성 및 변천
김해 지역에는 신석기시대 이래 다수의 주민집단들이 거주해왔으며, 청동기시대에 이르러 현재의 김해시를 비롯해 주촌면·장유면·대동면 등지에 각각 독자적인 정치집단들이 형성되고 있었다. 서기전 2세기경에는 김해시를 중심으로 풍부한 청동기를 소유하는 상당한 규모의 정치집단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 뒤 이러한 유력집단을 토대로 인근지역의 소집단들 사이에 정치적 통합이 진행됨으로써『삼국지』의 구야국이 성립된다. 소국 가운데 비교적 큰 나라가 중심이 되어 연맹적 결속을 한 정치체가 지역연맹체인데, 2세기 중·후반 무렵부터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변한의 구야국은 지역연맹체에서 주변 소국들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었다.
2세기 후반 구야국 국읍(國邑)의 주 고분군인 양동리고분군 중 가장 오래된 고분인 ‘양동리 162호분’은 대형 장방형 목곽묘(木槨墓)일뿐 아니라 유물에서도 한경 2매를 포함한 10매의 동경(銅鏡)과 수정다면옥, 유리구슬목걸이 등 수준 높은 위세품(威勢品)과 다량의 철정(鐵鋌), 철촉(鐵鏃), 철모(鐵矛) 등 철제무구, 재갈 등을 부장하고 있어 그 세력의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1세기 전반 9간(九干)주 01)의 추대를 받아 가락국(구야국)을 세웠다는『삼국유사』「가락국기(駕洛國記)」의 수로왕(首露王)은 초기철기문화(初期鐵器文化)를 배경으로 하는 유이민 집단으로서, 청동기시대 이래 존속해 온 김해 지역의 다수 정치집단들을 통합하는 주도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9간에는 몇 개의 읍락(邑落)을 거느린 소국의 수장은 물론 소국 단계까지 발전하지 못한 읍락의 수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수로왕은 소국이 아닌 이들 지역연맹체의 수장으로 추대되었던 것이다.
또한, 구야국은 정치적 지배자인 신지(臣智)에게 ‘구야진지렴(狗耶秦支廉)’이라는 우호(優號)를 부여해줄 정도로 유력한 소국이었으며, 4세기까지는 낙동강하류 및 남해안지역의 일부 소국들을 통솔하는 하가야(下伽耶)의 중심세력으로 성장하였다.
이는『삼국사기』신라본기 파사왕(婆娑王) 23년(102년)조에 실려 있는 신라와 수로왕의 일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라의 영토분쟁 해결을 위해 수로왕을 초빙한 사례이다. 게다가 수로는 자신에 대한 접대에 부당한 대우를 한 한기부(漢祗部)의 수장인 보제(保齊)를 죽이고 자국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사로국(斯盧國)에 비해 위상이 높았던 구야국은 3세기 무렵 사로국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그 위상이 역전된다. 이후 광개토왕(廣開土王)이 파견한 고구려 남정군(南征軍)에 의해 그 세력이 점차 약화되어 532년(법흥왕 19)신라에 병합되기까지 주변 강대세력의 교역중개지로 존속하였다.
참고문헌
▷ 삼국사기(三國史記)
▷ 삼국유사(三國遺事)
▷ 삼국지(三國志)
▷ 일본서기(日本書紀)
▷ 후한서(後漢書)
▷ 「변한(弁韓)의 ‘왕(王)’과 구야국(狗邪國)-3세기 전반을 중심으로-」 ( 박대재 ,『한국사학보(韓國史學報)』24,2006)
▷ 「신라국가(新羅國家) 성립과정에 있어서 소국쟁강(小國爭疆)」 ( 선석열 ,『역사와 경계』49,2003)
▷ 「전기 가야 소국(小國)의 성립과 발전」 ( 백승옥 ,『한국 고대사 속의 가야』,혜안,2001)
▷ 「3세기 후반 변·진한 세력권(弁·辰韓 勢力圈)의 변화(變化)」 ( 선석열 ,『가라문화』13,1996)
▷ 『가야연맹사(加耶聯盟史)』 ( 김태식 ,일조각(一潮閣),1993)
▷ 「가야지역선사문화(伽倻地域先史文化)의 변천(變遷)」 ( 안춘배 ,『한국고고학보(韓國考古學報)』12,1982)
▷ 「부산(釜山)과 가야문화(加耶文化)」 ( 김정학 ,『부산시립박물관보(釜山市立博物館報)』1·2합집,1981)
▷ 「수로왕고(首露王考)」 ( 이병도 ,『한국고대사연구(韓國古代史硏究)』,박영사(博英社),1976)
▷ 「김해지방(金海地方)의 선사문화(先史文化)」 ( 김정학 ,『김해지구종합학술조사보고서(金海地區綜合學術調査報告書)』,부산대학교 한일문화연구소(釜山大學校韓日文化硏究所), 1973)
▷ 「신라상고세계(新羅上古世系)와 그 기년(紀年)」 ( 김철준 ,『역사학보(歷史學報)』17·18합집,1962)
▷ 「김해패총연대(金海貝塚年代)에 관한 재검토(再檢討)」 ( 김원룡 ,『역사학보(歷史學報)』9,1957)
▷ 「加羅諸國の史的發展について」 ( 鬼頭淸明 ,『朝鮮史硏究會論文集』11,1974)
▷ 「金海貝塚の再檢討」 ( 榧本杜人 ,『考古學雜誌』40-3,43-1·2,1954·1957:『朝鮮の考古學』,1980)
▷ 「金海貝塚發掘調査報告」 ( 濱田耕作 · 梅原末治 ,『大正九年度古跡調査報告』,1923)
변한 12개국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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