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 침탈(侵奪)

BC 28세기 요하문명의 濊貊族이 남하 하여 夏, 商, 周를 건국하면서 황하문명을 일구었으며, 鮮卑族이 秦, 漢, 隨, 唐을 건국했습니다. - 기본주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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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기계… ‘깡통공장’ 속출

자연정화 2013. 2. 12. 13:42

 

멈춰선 기계… ‘깡통공장’ 속출

불황에 엔저 겹쳐, 작년 경매 넘어간 곳 7248개… 4년전보다 33% 급증
중대형 공장까지, 30억이상이 전체의 21%… 지방 스타기업도 매물로

 

동아일보 | 입력 2013.02.12 03:09 | 수정 2013.02.12 09:59

 

 《 설을 앞둔 6일 인천 남동구 남동산업단지는 추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썰렁했다. 텅 빈 채 문을 굳게 잠근 공장이 여러 곳이었다. 거리에는 짐을 싣고 오가는 화물트럭 대신 '공장 급매' '공장 임대'라고 쓴 현수막들만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12년째 안전장비와 공구 도매상을 해온 박해찬 대표(52)는 "지난해 경기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새해 들어 매출이 작년보다 40% 더 떨어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

 

 

 

 

 

조그만 전자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 사장은 "일감이 끊기면서 직원 절반을 내보내고 공장 기계의 전원을 아예 꺼버렸다"며 "대출로 설비투자를 늘렸다가 이자를 갚지 못해 문을 닫는 곳도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경범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장은 "그마나 자동차 관련 중소 수출업체가 버텨줬는데 '엔화 약세' 영향으로 이들 업체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쓰러지는 기업이 늘면서 남동산업단지를 비롯해 인천에서 지난해 경매 처분된 공장은 280여 곳에 이른다. 새해 들어서도 20곳 이상이 경매로 넘어갔다.

남동단지의 S공인중개사 대표는 "경매나 급매로 나온 공장은 많지만 수요자는 없다 보니 공장 가격이 1년 새 30% 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멈춰 선 공장들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경매로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깡통 공장'도 속출하고 있다.

○ 중대형 공장 경매, 역대 최다

11일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경매로 넘어간 공장은 모두 7248곳.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2008년 5468곳에 비해 33%(1780개) 급증했다. 지난달에도 이미 700곳이 넘는 공장이 도산했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경기지역에서는 경매가 진행 중인 공장이 2008년 1265곳에서 지난해 2568곳으로 100% 이상 늘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과거 일부 지역이나 특정 업종의 공장 경매가 많았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공장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기 악화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경매로 넘어가는 공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는 소형 공장이 경매로 넘어갔지만 최근 중견기업 도산이 늘면서 수십, 수백억 원대 중대형 공장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감정가 30억 원이 넘는 중대형 공장은 2008년 전체 공장 경매의 12%인 650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90곳으로 21%를 차지했다. 공장경매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배경 중 하나로 조선업 불황이 꼽힌다. 지난해 경남 거제의 삼호조선, 울산 세광중공업 등 중소 조선업체가 연이어 파산하면서 이들 공장이 각각 감정가 154억 원, 252억 원에 경매로 넘어갔다. 올 들어 경남 통영의 21세기조선의 공장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 회사 직원 1600명은 모두 퇴사했다.

금융위기 이후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지방의 '스타기업'도 눈에 띈다.

광주 첨단산업과학단지 내 S사는 2010년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며 세계적 통신장비업체 에릭손과 약 600만 달러 규모 공급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도를 내면서 공장은 경매로 넘어갔다.

○ '깡통 공장' 속출…금융권 부실에 영향

문제는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덩치 큰 공장이 매물로 쏟아져 사들일 만한 기업이 없다는 데 있다.

올 들어 경매로 나온 공장 10곳 가운데 새 주인을 찾은 곳은 3곳도 되지 않는다.

전국 공장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해 68%대에서 올 들어 58%대로 곤두박질쳤다. 감정가 30억 원 이상 중대형 공장은 감정가의 53% 선에서 낙찰되고 있다.

서너 번씩 유찰을 거듭한 끝에 감정가의 30∼40%대에 낙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채권은행이 경매로 공장을 처분해도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깡통 공장'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경북 경주시 천북산업단지의 동호철강공업 공장은 4번이나 유찰돼 지난해 10월 말 감정가의 36%인 21억7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채권은행이 회수하려던 76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김성찬 기업은행 여신관리부 팀장은 "유찰돼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은행이 가져올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며 "금융권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KS조선의 전남 칠곡농공단지 내 공장과 선박기계는 2011년 3월 감정가 685억 원에 첫 경매가 진행됐지만 지난해 12월까지 무려 10차례나 유찰됐다. 최저 입찰가격이 감정가의 26%로 쪼그라들자 채권은행은 결국 경매 처분을 포기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깡통 공장이 늘면서 금융권이 경매를 아예 포기하고 시장 여건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민소영 인턴기자 부산대 사회학과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