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 경향신문 2011.03.22. 11:27
연간 450만톤 쓰레기 바다에 투기 ‘부끄러운 한국’
런던협약국 중 유일… 23년간 남산 2.4배 버려
대부분 유기성 물질로 해양 생태계 오염 심각
지난해 1년간 450만t 가까운 폐기물이 배출되는 등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폐기물 배출로 인한 해양 오염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런던협약 가입국 가운데 아직까지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1일 국토해양부와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해양에 투기된 폐수와 하수 찌꺼기 등은 447만8000t에 이른다. 폐기물 해양 투기가 시작된 1988년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억2000만t의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졌다. 남산의 2.4배 규모로, 국민 1인당 2t씩 버린 셈이다. 88년 55만t이던 폐기물 해양 투기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05년 993만t을 기록한 뒤 줄어드는 추세다.
바다에 버려지는 폐기물은 하·폐수 처리장에서 나오는 찌꺼기(오니), 가축 분뇨, 음식물 쓰레기의 물기를 짜내면서 나오는 음폐수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478만5000t이 버려진 2009년의 경우 하수 오니, 가축 분뇨, 음폐수가 전체 폐기물의 73.8%를 차지했다.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수거된 폐기물은 지정된 해양배출업체를 통해 지정된 해역에 배출된다. 경북 포항에서 동북쪽으로 125㎞가량 떨어진 '동해 병' 지역이 전체 폐기물의 60%가량을 담당하고, 전북 군산 서쪽 200㎞ 지점의 '서해 병' 지역과 울산 남동쪽의 '동해 정' 지역에 각각 27%, 13%를 처리한다. 바다의 자정 작용으로 쓰레기가 희석·분해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수 오니, 가축 분뇨, 음폐수 등 해양 폐기물 대부분이 유기성 물질이어서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다. 산업 폐수나 생활하수 찌꺼기인 하수 오니는 납·카드뮴·크롬 등 중금속 농도가 높다. 가축 분뇨에서는 성장 발육제 등에 사용된 구리가 검출된다. 음폐수 등에 포함된 유기물질이 특정 해역에 과도하게 유입되면 유해 플랑크톤이 대량 번식해 적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탈수를 거친 하수 오니는 사실상 고체물질에 가까워 넓은 바다로 확산되지 못하고 투기된 지역에 그대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폐기물이 투기된 해역의 중금속 농도는 투기되지 않은 지역에 비해 높다. 한국해양연구원이 폐기물 배출 해역 표층 퇴적물을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휴식년제에 들어간 동해 병과 서해 병 일부 지역의 중금속 농도가 미국 해양대기청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뮴 농도는 최대 7.64㎎/㎏으로 서식 생물 50% 이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미국 기준 9.6㎎/㎏에 근접했으며, 납도 최대 211.85㎎/㎏으로 같은 기준의 220㎎/㎏에 육박했다.
정창수 한국해양연구원 특정해역보전관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오염된 바다가 회복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린다"며 "해양 오염은 결국 수산물 섭취를 통해 식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수 오니 등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미국은 92년 하수 슬러지(하수 오니, 가축 분뇨, 음폐수 등의 총칭) 해양 투기를 중단했으며, 유럽은 99년 영국을 마지막으로, 일본도 2007년 해양 투기를 중단했다.
국토해양부 김윤호 해양보전과장은 "대부분 국가들은 육상 쓰레기는 육상에서 처리하고 바다에는 해양 준설토 등 독성이 없는 성분만을 버린다"며 "런던협약 가입국 86개국 중 우리나라만 유기성 하수 슬러지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 런던협약
폐기물의 투기에 따른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한 국제 협약. 1972년 만들어졌으며 전 세계 86개국이 가입해 있다. 구체적인 투기 중단을 위해 준설토 등 8개 예외물질을 제외한 모든 물질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 의정서가 1996년 채택돼 2006년부터 발효 중이다. 우리나라는 1993년 런던협약에, 2009년 런던의정서에 가입했다.
< 최명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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