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외식 메뉴를 집에서… 간편식의 진화
딤섬ㆍ스키야키ㆍ월남쌈 등 /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음식
소량 포장한 신제품 쏟아져 / 고급 집밥족 시장 더 커질 듯
출처 : 한국일보 2018. 05. 20. 민재용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자취 생활 5년 차인 직장인 강모씨는 요즘 밖에서 밥을 사 먹기가 꺼려진다. 혼자서 식당을 들어가면 환대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 데다가, 외식 메뉴 대부분이 주로 2인용 이상으로 제공되다 보니 강 씨가 선택할 수 있는 메뉴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강 씨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중식당에 혼자 방문해 요리를 주문하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며 “그렇다고 매번 집에서 요리하기도 어렵다 보니 패스트푸드점이나 분식집에서 끼니를 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식품 유통업체들이 집에서 고급 외식 메뉴를 즐기고 싶은 ‘프리미엄 홈 족’을 겨냥해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사 먹는 음식은 싫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매일 요리하기도 어려운 1, 2인 가구 중심으로 외식 메뉴를 찾는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고급 중식당에 가야 주문할 수 있는 중국식 만두 샤오롱바오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딤섬 샤오롱바오’ 3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포장을 뜯지 않고도 전자레인지로 열만 가하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1, 2인 가구를 겨냥해 음식이 남지 않도록 소량 포장된 것도 특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3분 카레로 시작된 가정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점점 더 고급 메뉴로 확대되고 있다”며 “간편 조리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본격적인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메뉴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자재 유통회사 아워홈은 지난 3월 ‘뼈없는 감자탕’과 ‘불꽁치김치찌개’ 등을 가정간편식(HMR) 신메뉴로 내놨다. 이 제품들도 조리가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용기 채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설거지 등의 뒤처리 부담도 적다. 집에서 취사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집밥을 먹고 싶은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여럿이 식당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정 간편식의 장점”이라며 “특히 이들 제품은 조리부터 식사까지 한 그릇으로 해결할 수 있는 ‘원플레이트’ 제품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프리미엄 메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통 업체들도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유통사들은 편리함과 함께 요리하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밀키트(Meal kit)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밀키트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끼 식사 분량의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로 구성된 제품을 뜻한다.
편의점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GS리테일은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 쿡’을 지난해 연말 론칭하고 갈비찜, 스키야키, 월남쌈, 파스타 등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주문한 메뉴를 집으로 정기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현재 10여개 메뉴를 연말까지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백화점 업계 최초로 밀키트 브랜드 ‘셰프박스’를 선보이고 차돌버섯찜ㆍ양념장어덮밥ㆍ밀푀유나베 등 1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유명 레스토랑에서 먹는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최현석, 오세득 등 유명 셰프와 손잡고 ‘H플레이트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외식 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향후 더 커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상승 등으로 집에서 식사를 즐기려는 1, 2인가구도 크게 늘고 있다”며 “밀키트 시장을 포함해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2030 “외식비 올라도 기분은 내야”… 편의점-마트 간편식 ‘날개’
유통가, 대체외식용 상품 다양화
조리 쉽고 가격저렴해 수요 급증… 치킨-피자 등 데워먹는 음식 많아
스페인 파에야-태국식 닭꼬치 등 식당서만 팔던 해외메뉴까지 개발
출처 : 동아닷컴 2018. 03. 02. 송충현 기자
최근 외식비가 오르자 편의점과 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외식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 소비자가 편의점 씨유(CU) 매장에서 치킨과 소시지를 사고 있다. CU 제공
서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퇴근길에 마트에서 산 베트남 쌀국수나 닭볶음탕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곤 한다. 조리가 간편해 혼자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 식당에서 사먹곤 하던 음식을 집에서 더 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혼자 살다 보니 퇴근길에 외식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해 왔는데 최근 물가가 올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산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식당 음식을 그대로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이 굉장히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외식비가 줄줄이 오르자 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에서 외식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1월 피자 매출은 전달보다 119%, 김밥은 60% 늘었다. 유통업계는 해당 음식들이 평소에도 꾸준히 인기 있는 품목이지만 외식비가 줄줄이 오른 올해 들어 매출 상승폭이 커진 것은 식당에서 사먹던 음식을 집에서 주문해 먹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대체 외식’의 주요 소비층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20, 30대 사회 초년생’으로 보고 있다. 이들을 겨냥해 ‘밀킷(meal kit·신선한 재료로 요리 직전 상태로 포장한 상품)’ 형태로 상품을 제작해 식당 음식과 질적 차이를 줄이고 있다. 해외 유명 음식을 자체브랜드(PB)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2월부터 매장에서 통닭을 팔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파는 가격은 마리당 평균 1만6000원이지만 씨유는 절반(8000원) 가격에 판다. 이달부터는 치킨 한 마리를 사면 콜라를 공짜로 준다.
씨유 관계자는 “30대 이하 매출 비중이 60%가 넘을 만큼 젊은 층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외식비 부담을 느끼는 2030세대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는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레토르트 상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신선한 재료로 구성한 밀킷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손질된 생닭과 감자, 당근, 양념장을 한 데 포장해 닭볶음탕 밀킷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식당에 가야만 먹을 수 있던 해외 유명 식품도 속속 마트로 입성 중이다. 롯데마트는 스페인 파에야, 일본 라멘을 자체 브랜드 ‘요리하다’ 시리즈로 판매하고 있다. 또 프랑스 식품 브랜드 ‘티리에’와 계약해 전채음식부터 메인요리, 디저트 등 코스 요리를 냉동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마트는 베트남 라면 기업과 함께 개발하고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한 쌀국수를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대만의 대표 디저트인 펑리수(파인애플잼과 버터를 넣은 과자)도 대만에서 생산해 자체브랜드인 피코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염은미 피코크 상품개발팀장은 “베트남 쌀국수, 태국식 닭꼬치 등 동남아 식당가에서 먹을 수 있던 음식을 대형마트에서 판매하자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외식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식품을 선보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고급재료에서 밥소믈리에까지'...프리미엄 경쟁 불붙은 간편식 시장
출처 : 조선비즈 2017. 12. 18. 박수현 기자
CJ제일제당은 지난 8일 ‘고메 상온 간편식’의 누적 판매량이 15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출시한 고메 상온 간편식은 첫 달부터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판매량을 매출로 환산하면 60억원을 넘어선다. CJ제일제당은 고메 상온 간편식 연간 매출을 내년에 200억원대로 끌어 올려 대형 인기상품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의 고메는 ‘미식(美食)’을 뜻하는 프리미엄 서구식 간편식(HMR) 브랜드로 2015년 말 출시됐다. 올해는 ‘고메 함박스테이크’ 등 인기 제품을 기존 냉동 간편식에서 형태를 바꿔 상온, 냉장 간편식으로 선보인데 이어 ‘고메 콤비네이션 피자’, ‘고메 고로케’ 등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고메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350억원의 2배 이상인 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허준열 CJ제일제당 육가공냉동마케팅담당 부장은 “고메 브랜드의 핵심이 외식 수준의 프리미엄급 메뉴를 구현한 맛인 만큼 신제품들도 차별화한 기술개발(R&D) 역량과 제조 기술력을 토대로 개발해 선보였다”며 “맛과 품질, 간편성을 고루 갖춘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매일 특별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CJ제일제당의 ‘고메 상온 간편식’. / CJ제일제당
1인가구 증가로 국내 HMR 시장이 급성장 중인 가운데 식품업계는 물론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앞다퉈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나섰다. 가격 경쟁에 나서기 보다는 품질을 높여 상품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은 2011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2조 254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 미식 평가단에 셰프·맛집 협업까지…식품·유통업계 “고급 입맛 소비자 잡아라”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출시한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원테이블’의 판매량은 한달 만에 3만4000세트, 40일만에 4만2000세트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 판매량인 1만3000세트보다 3배 넘게 팔린 것이다. ‘양볶음밥’과 ‘소불고기’ 제품은 출시 초기부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벌교 꼬막 밥’과 ‘담양 죽순 밥’ 등의 출시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원테이블 제품의 가격은 5000원부터 1만원대까지 다양하며, 일반 간편식 제품보다 5~10%가량 비싸다.
홍정란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장(상무)은 “주 타깃층인 30~40대 주부 소비자와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소개된 장경훈 ‘봉우리’ 대표 등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을 꾸리고 1년 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원테이블을 론칭했다”며 “백화점의 고급 재료를 앞세워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우선 탕·볶음밥·만두 등 25개 제품을 선보인 뒤 향후 300여 개로 제품 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다양한 유통 채널을 이용해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6일 서양식 중심의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베누’를 내놨다. 자사 프리미엄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의 콘셉트에 맞춰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서양식 정식을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 8월 프리미엄 내추럴 푸드기업인 ‘올가니카’를 입점시켰고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클린푸드’를 선보였다. 지난 13일부터 '올가니카 클린푸드'를 전국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다.
▲ 일산 킨텍스 이마트타운 내 위치한 피코크 키친 전경. / 이마트 제공
앞서 2013년 이마트가 내놓은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특급호텔 셰프 6명을 채용하고 피코크 상품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프리미엄 메뉴 연구에 역량을 쏟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사는 물론 ‘순희네 빈대떡’, ‘홍대 초마짬뽕’ 등 유명 맛집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피코크는 지난 3월부터 AK플라자 등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유통채널을 넓히고 있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신세계그룹 외에 다른 백화점 매장에 입점하는 것은 피코크가 고급 식품 브랜드로 성장하는 출발선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유통채널로 공급처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프리미엄 도시락 출시하고 ‘밥 소믈리에’ 도입하고…편의점업계도 간편식 고급화 ‘속도’
편의점 업계도 편의점 간편식의 대표격인 도시락의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장어 등 보양식을 활용한 1만원대 도시락이 대표적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 7월 민물장어덮밥과 바다장어덮밥(통장어덮밥) 2종 출시를 시작으로 추석용 ‘프리미엄 명절 도시락’, 일본풍 ‘심야식당’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GS25 관계자는 “고급 식재료와 차별화된 조리법을 쓰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높지만 금액에 맞는, 또는 그 이상의 질로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한다”며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고객 반응이 좋아 프리미엄 도시락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8월 4500원 이상 프리미엄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9.7% 증가했다. 4000원 이상 제품의 매출 비중은 2014년 34%에서 올해 78%로 3년만에 44%포인트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GS25의 ‘유어스목살스테이크 도시락’. / GS리테일 제공
BGF리테일의 CU도 지난 7월 ‘풍천민물장어 도시락’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초 6만개 한정이었던 풍천민물장어 도시락은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자 10만개로 판매물량을 확대하기도 했다. 미니스톱은 같은달 팔각용기에 담긴 9첩반상 도시락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도시락 대열에 합류했다. CU 관계자는 “여름 시즌용으로 출시한 ‘훈제오리’ 도시락의 경우 당시 전체 도시락 중 매출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이후 시즌용이 아닌 정식 제품으로 연중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에 들어가는 밥의 품질도 높이고 있다. GS25는 지난 6월 모든 도시락에 사용되는 쌀을 농촌진흥청에서 인증받은 최고급 품질로 바꿨고, 이마트24는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 등 일부 매장에서 직접 밥을 지어 도시락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아예 ‘밥 소믈리에’를 도입했다. 이들은 도시락, 삼각김밥 등 쌀 기반 상품 개발 및 품질 유지 업무를 맡는다. 세븐일레븐에 쌀을 공급하는 롯데푸드는 40억원을 투자해 업계 최대 규모의 취반기(밥 짓는 설비)도 들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밥맛의 척도로 보는 식미값과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하는 관능평가 수치가 기기 도입 전 대비 각각 5.7%, 5.5%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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