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EF 잇단 투자 성공 KKR, 오비맥주로 4조 차익
칼라일, ADT캡스 투자회수 나서
한국 투자 조직도 강화
미국 TPG, 이상훈 씨 영입…베인캐피탈, 이정우 씨 기용
자료출처 : 한국경제 2016. 11. 03. 유창재 기자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이 한국에서 기업 투자를 본격화한다. 그동안 부동산 외에는 한국 투자에 소극적이던 블랙스톤마저 가세하면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정도를 제외하면 소위 메이저 PEF들이 모두 한국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 사모 투자 시장이 글로벌 PEF들의 ‘경연장’이 된 셈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체력을 키운 토종 PEF와 글로벌 PEF 간 진검승부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블랙스톤, 왜 뛰어드나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미국 뉴욕 본사에서 근무하던 국유진 상무를 최근 홍콩 지사로 재배치해 한국 투자 담당으로 발령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에서 경력을 쌓은 PEF 전문가다. 블랙스톤이 대(對)한국 전담인력을 아시아에 전진 배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랙스톤은 한국 사무소 개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잠재력 있는 국내 기업에 투자한 뒤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180억달러(약 20조5000억원) 규모의 7호 펀드를 조성했다.
블랙스톤은 그동안 한국 기업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여성 핸드백 제조업체 시몬느의 지분 일부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09년 우리은행과 함께 조성한 우리블랙스톤PE를 통해 필라코리아의 아쿠쉬네트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지만 한국 투자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2014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토종 PEF가 많고 경쟁이 치열해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뜨거워진 한국 사모투자 시장
블랙스톤이 한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기로 한 것은 경쟁 글로벌 PEF들이 한국 시장에서 조(兆) 단위 투자를 잇따라 성사시킨 데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KKR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컨소시엄의 오비맥주 투자가 대표적이다. KKR 컨소시엄은 2009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사들인 뒤 2014년 6조2000억원에 되팔아 4조원 가까운 차익을 남겼다. 칼라일도 2014년 ADT캡스를 2조원에 인수한 뒤 투자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시절 칼라일(한미은행), 론스타(외환은행), 뉴브릿지(제일은행) 등 글로벌 PEF들이 한국에서 은행들을 헐값에 인수해 비싼 값에 되팔면서 ‘먹튀 자본’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PEF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며 “차입매수(LBO)에 대한 판례가 정립되면서 법적인 불확실성도 줄었고, 인수금융 시장도 발달하는 등 글로벌 PEF가 활동하기 좋은 여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 한국 펀드 투자자(LP·유한책임사원)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한국 시장을 간과할 수 없게 된 요인이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글로벌 PEF의 주요 LP로 부상하면서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베인캐피탈, TPG 등 줄줄이 한국행
최근 들어 한국 투자팀을 새로 꾸리거나 강화하는 해외 유수의 PEF는 블랙스톤뿐만이 아니다. 미국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모건스탠리PE에서 이정우 전무를 영입해 한국 투자를 개시했다. 지난 5월 A.H.C 브랜드로 유명한 화장품 회사 카버코리아 경영권을 골드만삭스 특수상황그룹(SSG)과 함께 인수했다. 작년 9월 한국 IB업계 1세대인 임석정 전 JP모간 대표를 회장으로 영입한 유럽계 PEF인 CVC캐피탈파트너스도 최근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미국 TPG는 지난 8월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남이자 모건스탠리PE 대표를 지낸 이상훈 씨를 한국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TPG는 2000년 자회사인 뉴브릿지캐피탈을 앞세워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SC)에 매각, 1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PEF다. 2008년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매각을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2014년 돌아왔다. KKR도 지난 8월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인 임형석 LG전자 부사장을 한국 투자 담당 전무로 영입해 한국 투자팀을 강화했다.
토종 PEF 운용사들이 이들 글로벌 PEF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한 토종 PEF 대표는 “글로벌 PEF는 본사 투자위원회 위원들이 한국 상황을 잘 모르는 데다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발빠른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PEF 관계자는 “실력 있는 중견 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는 데 강점이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수완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WSJ, 블랙스톤 2013년 이후 중국 기업에 호텔 등 18조원 자산 매각
슈워츠먼 회장 개인재산 1억달러 미국 학생 중국 유학 장학프로그램 운영
자료출처 : 조선비즈 2016. 10. 27. 베이징 오광진 특파원
미국의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중국 해외 인수합병(M&A) 열풍의 큰 수혜자로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2013년 이후 중국 기업이 사들인 호텔 오피스텔 등 부동산 자산 가운데 160억달러(18조2000억원)어치가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했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중국 4위 항공사인 하이난항공(HNA)를 소유한 HNA그룹이 미국의 호텔 체인 힐튼 호텔을 인수하기로 한 거래다. HNA그룹이 인수하는 건 블랙스톤이 보유하고 있던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 지분 25%다. 인수금액은 65억달러(약 7조 4000억원)로 전액 현금 지급이다. 블랙스톤은 보유지분을 매각해도 지분율 21%로 2대 주주를 유지한다.
안방보험이 2014년 10월 19억5000만달러(약 2조22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미국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과 올 3월 55억달러(약 6조 2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미국 스트래티직 호텔 앤 리조트 역시 블랙스톤의 보유 지분을 사들이는 형식이었다.
안방보험과 블랙스톤간 잦은 거래를 두고 ‘하버드커넥션’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스티븐 슈워츠먼(Steven Schwarzman)블랙스톤 회장은 하버드대 MBA 출신이고, 안방보험을 2004년 창업한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50)은 싱가로프 국립대에서 공공행정을 전공했으며 하버드대와는 방문학자로 연을 쌓았다. 슈워츠먼 회장은 2015년초 우 회장과 함께 하버드대에서 열린 안방보험 첫 해외 취업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블랙스톤은 앞서 2013년 11월에도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에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고 영국의 최대 오피스텔 단지 치스윅 파크 지분을 넘겼다.
중국의 해외 M&A에서 큰 이득을 얻는 블랙스톤의 핵심주역은 슈워츠먼 회장과 부동산 최고책임자 조나던 그레이(Jonathan Gray)라고 WSJ는 전했다. 그레이는 9년 전 블랙스톤이 힐튼호텔을 매입할 때보다 9배 비싼 가격에 보유 지분을 HNA에 넘기는데 역할을 했다. 블랙스톤은 2007년 250억 달러(약 28조 4500억원)에 힐튼을 사들인 뒤 2013년 상장기업으로 전환했다. 단일 미국 내 단일 호텔 매각 가격으로는 최고를 기록한 뉴욕의 명소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안방보험에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그레이는 핵심 역할을 했다.
블랙스톤은 특히 스트래티직 앤 리조트호텔 지분을 1년도 채 들지 않고 있다가 안방보험에 넘기면서 5억달러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WSJ가 전했다. HNA도 힐튼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난 21일 힐튼 주식 종가에 14.6%의 프리미엄을 얹었다. 안방보험은 월도프워스토리아호텔을 객실 하나 당 140만달러(약 16억원)의 가격으로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틴 앤더슨(Christine Anderson) 블랙스톤 대변인은 “제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더 많은 해외 투자를 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고, 우리(블랙스톤)가 보유한 비즈니스의 특성과 자산의 질을 감안할 때 중국이 미국에서 우리자산을 매입하는 것 역시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해외 M&A 열풍속에는 중국인 해외 관광객을 겨냥한 해외 호텔과 리조트 인수가 적지 않다. 올들어 중국은 해외 호텔과 부동산에만 250억달러(약 28조 4500억원)를 투입했다고 WSJ는 전했다.
자칭 세계 최대 사모펀드 부동산회사인 블랙스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1030억달러(약 117조 2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블랙스톤의 중국 진출이 처음부터 순탄한 건 아니었다. 2007년 세운 홍콩법인의 회장으로 앉힌 홍콩 고위관리 출신 앤소니 렁이 CIC로 하여금 30억달러(약 3조4100억원)에 블랙스톤 지분을 인수하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후일 중국 관리들로부터 비판을 받게됐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은 기업공개(IPO)직전 지분을 CIC에 넘겼는데 상장 시기가 미국 금융위기가 터진 시기와 겹쳐 CIC가 큰 손실을 보게된 탓이다. CIC가 주당 29.61달러에 매입한 블랙스톤의 주가는 2014년이 되서야 회복했지만 지금(26일 종가 17.71달러)은 다시 매입가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블랙스톤은 상장이후 평균 주당 13달러의 배당을 해와 CIC로서는 투자수익을 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슈워츠먼 회장은 중국과의 관계 구축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2013년 1억달러(약 1140억원)의 개인 재산을 기부해 매년 200여명의 미국 학생을 중국에 유학보내는 장학프로그램을 가동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또 중국의 부호 기부자들을 설득해 이 프로그램에 2억달러(약 2300억원)를 기부하도록 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지난 9월 칭화(淸華)대에 리더쉽을 가르치는 석사프로그램을 개설하기도 했다. 석사 과정 개설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축사 메시지를 보냈다.
블랙스톤은 중국내 매입한 자산도 중국기업에 넘기면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HNA에 6억7500만달러(약 7700억원)를 받고 넘긴 중국 IT 아웃소싱 기업 원스하이후이(文思海輝)가 대표적이다. 블랙스톤은 이 거래로 1.5배의 투자수익을 냈고, 전액 현금을 받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WSJ는 올들어 현재까지 중국기업의 해외 M&A 규모가 2131억달러(약 242조 5000억원)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45억달러(약 118조 9200억원)의 2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미국(1791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M&A ‘큰손’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 흐름에 올라탄 게 블랙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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