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易經)》 / 《주역(周易)》
《역경(易經)》은 유학(儒學)의 삼경 중 하나로, 세계의 변화에 관한 원리를 기술한 책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주역(周易)》이라고도 한다. 쓴 연대는 대략 동주 시대로 추정된다.
개요
고대(古代)에 거북의 배딱지나 짐승의 뼈로 치는 점(占)은 그것들을 불에 구웠을 때 생긴 금(線)을 판단의 재료로 하여 길흉을 점치는 것이다. 주대(周代)에는 서죽(筮竹)을 써서 길흉을 점치는 방법이 행해졌다. 이러한 점(占)의 말이나 점법의 정신을 해설한 것이 《역경(易經)》이다. 주 대의 점서(占書)라는 데서 《주역(周易)》이라고도 호칭한다.
서죽을 조작하여 남은 수가 홀수일 때는 양(陽) 즉(―), 짝수일 때는 음(陰) 즉 ()이라 하여, 그것을 세 번 반복하여 괘(卦)의 상(象)을 얻는다. (―)인지 ()인지 결정하려고 3회 반복하여 얻는 조합(組合) 여덟 가지를 8괘라고 한다. 건(乾), 곤(坤), 진(震), 손(巽) 등이 그것이다. 8괘를 알맞게 둘씩 조합하여 조합의 가능 한계인 64괘를 얻는다. 이 64괘 각자의 설명을 괘사(卦辭)라 하고, (―)이나 ()을 각각 효(爻)라고 하거니와, 이 효에 대하여 설명한 것을 효사(爻辭))라고 한다. 이 괘사와 효사를 《역경(易經)》의 경(經)이라고 한다. 경의 해석이나 역(易)의 정신을 표기한 것을 10익(十翼)이라고 한다.
그런 말을 신비화시키고 권위를 부여하려고 괘사(卦辭)는 주의 문왕(文王)이 지었고, 효사(爻辭)는 주공이 지었고, 10익(十翼)은 공자가 지었다고 전해지지만, 괘사나 효사는 점(占) 전문가들 사이에서 생겨 고정된 것으로, 특정한 작자를 생각할 수는 없으므로, 신빙성이 없다. 오늘날은 이들이 동주(東周)의 후기에서 기원전 403년 이후 전국시대 사이에 체제가 갖추어졌다고 간주한다.
주역의 철학상 요소
▶ 태극 :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나 삼라만상을 움직이게 하는 끝없는 우주의 순환 원리로, 이를 인격화하면 신이다.
▶ 음양 : 태극은 음양으로 양분되는데, 양은 하늘, 남자, 광명, 위, 해, 강인, 정신, 불 등을 나타내고, 음은 땅, 여자, 암흑, 아래, 달, 유약, 육체, 물 등을 나타낸다.
▶ 사상 : 음양은 음과 양으로 다시 양분되어 사상이 이루어지고 사상의학도 여기에서 나왔다.
태양 - 양으로서 양으로 작용하는 것
소음 - 양으로서 음으로 작용하는 것
소양 - 음으로서 양으로 작용하는 것
태음 - 음으로서 음으로 작용하는 것
▶ 팔괘 : 사상이 음과 양으로 다시 양분되어 팔괘가 된다. 그 이름과 뜻은 다음과 같다.
|
괘 |
이진수 |
이름 |
뜻 |
자연 |
방위 |
가족 |
신체 |
1 |
☰ |
111 |
건 (乾) |
건실 |
하늘(天) |
북서 |
아버지 |
머리 |
2 |
☱ |
110 |
태 (兌) |
기쁨 |
연못(澤) |
서 |
삼녀 |
입 |
3 |
☲ |
101 |
리 (離) |
리별 |
불(火) |
남 |
차녀 |
눈 |
4 |
☳ |
100 |
진 (震) |
변동 |
번개(雷) |
동 |
장남 |
발 |
5 |
☴ |
011 |
손 (巽) |
따름 |
바람(風) |
남동 |
장녀 |
다리 |
6 |
☵ |
010 |
감 (坎) |
험난 |
물(水) |
북 |
차남 |
귀 |
7 |
☶ |
001 |
간 (艮) |
중지 |
산(山) |
북동 |
삼남 |
손 |
8 |
☷ |
000 |
곤 (坤) |
유순 |
땅(地) |
남서 |
어머니 |
배 |
▶ 대성괘 : 팔괘를 서로 겹쳐서 이루어지는 64괘를 대성괘라고 하며, 주역의 본문을 구성하는 괘이다. 제1번 건괘에서 제30번 이괘까지가 상경이고, 우주의 선천적인 생성 원리를 상징한다. 제31번 함괘에서 제64번 미제괘까지는 하경이고, 인간의 후천적인 변화와 순환 과정을 상징한다.
주역 계사전
〈계사전〉은 고대 중국 사회에서 점서 일종으로서 기능해 온 《주역》이 새롭게 해석될 토대를 제공했다. 즉 〈계사전〉은 《주역》의 난해하고 심원한 세계로 이끌어 줄 철학성·총론성 글인 셈이다.
〈계사전〉의 저자와 관련해서는 여러 이설이 있다. 전통적으로 공자가 〈십익〉을 지었다고 하나, 송대 이후 학자들 간에 그 진위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중에는 〈계사전〉이 전국 말에서 한 초에 걸쳐 여러 학인의 손을 거쳐 쓰인 것이라는 설도 있다. 〈계사전〉이 담는 사상의 폭과 깊이에는 방대한 학식과 통찰력이 있다고 주장된다.
〈계사상전〉과 〈계사하전〉으로 나뉘는데, 이는 중국의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체용(體用)적 사유에 의거한 것이다. 즉 〈계사상전〉(체)이 형이상적이고 본체론적 내용을 주로 담는다면, 〈계사하전〉(용)은 형이하적이며 인사적인 내용을 많이 포괄하나, 이런 분류는 원칙 차원에서 하는 구분이며, 모든 장의 서술 내용이 전술한 기준에 부합되지는 않는다.
〈계사전〉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글의 서술 방식이 저자의 특정한 사상적 관점에 입각하여 수미일관하게 기술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계사전〉의 특징으로 말미암아 역(易)의 사상적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일견 가능한 듯하나, 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변화의 도’를 체(體)로 삼는 《주역》의 근본 종지에 위배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주역周易
‘주역周易’이란 ‘주周나라의 역易’이라는 말로 받아들임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두루[周] 적용되는 보편적인 역易’이라는 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주周’를 빼고 '역경易經'으로 부르기도 한다.
기본 원리
▶ 불역(不易) : 만물은 모두 시시각각 변하지만 그 중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 간이(簡易) : 만물을 음양(태극)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
▶ 변역(變易) :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이 과정은 순환적이라는 것. '역'의 원래 의미에는 이쪽이 가장 가까우며, 이 점에 유의하여, '주역'을 영어로 번역할 때는 The Book of Changes라 한다. I Ching이라는 고유명사로도 알려져 있는데, '역경(易經)'의 보통화 발음 '이징(Yìjīng)'에서 나온 말이다.
주역은 본시 복희(伏羲)라고 하는 전설상의 황제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양陽을 상징하는 효와 음陰을 상징하는 효를 겹쳐 8가지의 괘를 정립하였으며, 중괘重掛 - '소성괘'라고도 불리는 8괘를 겹쳐 위아래 2중으로 된 새로운 괘를 만드는 것-를 통하여 64괘의 원칙을 세웠다.
그리고 각 괘를 이루는 여섯 개의 단 각각을 다시 효爻라 일컫는다. 한 괘는 사상四象 (태양/소음/소양/태음) 중 하나다. 점 칠 때는 태효는 고정된 효를, 음효는 반대 효로 점차 바뀌어질수 있는 효를 의미한다.
각각의 괘에는 괘사가 붙으며, 각 대성괘의 효마다 효사가 붙는다.
각 괘별 점괘인 괘사가 64종, 효별 점괘인 효사가 384종이고, 건 둘이 합쳐 이룬 큰 건괘와 곤 둘이 합쳐 이룬 큰 곤괘는 또 용구用九, 용육用六이라는 추가 효사를 지녀 효사가 2개 더 붙는다. 이 효사를 정립한 사람은 주공 단이라는 전설이 있다. 단, 실제 효사를 가지고 점을 친 내용들 가운데에는 주공 사후의 일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는 거짓으로 판명되었다(어차피 전설일 뿐이었고).
이러한 중국 팔괘의 구성을 접한 서양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고트프리트 폰 라이프니츠가 팔괘를 이진법으로 분석한 바가 있다. 라이프니츠가 이진법을 발표할 때 중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어있던 친구 부베가 역경에서 발췌한 64괘 도해를 보내주었는데, 라이프니츠는 이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지속적으로 서신을 주고받았다. 라이프니츠는 음양이 이진법이라 판단, 이집법에 대한 자세할 설명을 부베가 보내준 도해에 덧붙여 답변을 보냈다.
답장을 받은 부베는 64괘와 이진법이 매우 닮았다고 판단, 라이프니츠가 보내준 설명에 따라 분석한 내용을 라이프니츠에게 보내고, 무려 18개월이 걸리긴 했지만 답변을 받은 라이프니츠는 64괘가 이진법에 기반한 것임을 확신하였고, 굉장히 흥분한 모양인지 11장 길이의 답장을 쓰고는, 즉시 이 발견을 학회에 보고하였다.
라이프니츠는 이진법이 세상의 근본 원리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겼고, 공교롭게도 아시아의 문화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64괘가 이진법적 구조를 가진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부베도 마찬가지로, 64괘가 이진법에 기반한 것이라면, 사실 지중해 세계와 아시아 세계는 서로 공통된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되므로, 아시아 문화의 뿌리에 기독교 원리가 내재되어있다는 흠좀무한 결론을 내렸다.
부베와 라이프니츠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라이프니츠는 64괘가 기독교 원리를 이진법적으로 풀어놓은 것이라 여겼고, 부베는 아예 64괘를 노아의 증조부인 에녹(!)이 만들었다고 믿었다. (...) 하지만, 부베 쪽에서 일이 있었는지, 부베로부터의 서신이 끊겨 그 이상의 분석은 진행되지 못하였고, 64괘의 이진법에 근거한 완전도해는 성사되지 못하였다.
사실 부베가 속한 예수회에서는 중국 선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중국 신화상의 요소들을 성경 내용에 무리하게 대입하곤 했다. 이를테면 한자 배 선(船) 자를 파자하면 배 주(舟)에 여덟[八] 식구(口)가 되니 이것은 노아의 방주에 노아의 여덟 식구가 탑승한 것을 의미한다든가, 64괘가 여섯 효로 구성된 것은 천지 창조 6일을 나타내며 일곱 번째 효가 없는 것은 제7일이 안식일임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라든가... #
중국과 일본에서는 건위천乾爲天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천건重天乾이라고 불러왔다. 두 말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건위천은 '건이 하늘이 된다'는 의미에 가깝고, 중천건은 두 개의 하늘을 나타내는 궤가 서로 순환함을 말한다. 이와 비슷하게 곤위지坤爲地는 중지곤重地坤으로 불리우며, 나머지 태위택, 이위화, 진위뇌, 손위풍, 감위수, 간위산 역시 중택태(重澤兌), 중화리重火離, 중뇌진重雷震, 중풍손重風巽, 중수감重水坎, 중산간重山艮으로 불린다.
주역의 사상 / 제(帝)와 천(天)
은(殷) 왕조의 신은 '제(帝)'라는 글자로 표기되고 불렸다. 이 시기까지의 신 '제'는 각 부족별로 기리고는 하던 조상신에 해당하였으며, 은은 자신들이 여타 중원 국가들을 주름잡는 패권국가가 된 까닭을, 자신들의 조상신 '제'가 타 부족의 조상신보다 훨씬 강력하였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즉, '제'를 믿던 시기까지의 신앙은 선민사상이 묻어나는 기복신앙에 가까웠다.
그러나 주(周)왕조가, 은의 제후의 위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중원의 패자가 되면서 종교관에 일대 변혁이 생겨나게 된다. 은 주왕의 대군은 목야의 전투에서 주의 군에 패배하였는데, 주는 이를 자신들의 조상신이 은의 '제'보다 강해졌던 탓이라 여기지 않았다. 이 점이 중요하다.
주가 믿었던 신은, 사람의 위에 무언가 도도한 하나의 추상적 존재가 자리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글자인 '천(天)'이었다. 이때 '천'의 성격이 '제'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천'은 타 부족에게 배타적인 조상신이 아니며, 하늘의 이치 그 자체였다(이 때문에, 본래 주周 부족의 신이었던 '천'이 훗날 '하늘'로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되는 것이다). '제'의 은 왕조가 주에게 패배한 것은 '천'이 '제'보다 강했던 탓이 아니었다.
'천'은 하늘의 이치를 잘 따르는 좋은 지도자에게 힘을 빌려줄 뿐이었으며, 주 왕조는 그 이치를 따랐기 때문에 승리하였고 은 왕조는 그것을 거슬렀기 때문에 멸망하였다는 것이 주 왕조의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제' 신앙 시대까지 주된 것이었던 공양과 기복적 제사는 이제 하늘의 뜻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들의 제례로 변화하게 된다.
여기서 '천'은 어떻게 자기의 의사를 땅의 사람들에게 보였을까? 여기에 유가의 가르침의 기원이 있다: '천'의 뜻은 백성들의 생활에 반영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따라서 '폭군은 천벌을 받고 성군은 추앙을 받는' 이념적 구도가 성립되었으며, 지도자의 덕목에 이제 애민정신愛民情神이 명확히 추가되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중요한 것은, '천'의 지지가 그 뜻을 잘 따르는 지도자에게로 이리저리 옮겨다닐 수 있었다는 점이다. 주 왕조가 은에 맞서 승리한 것부터가 그 때문이었던 것이며, 이는 역으로 말하면, 한때 '천'의 총애를 받았던 부족이나 국가라도 폭정을 거듭하며 '천'의 뜻을 거스른다면 타 세력에게 '천'의 총애를 빼앗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천'의 뜻은 후세에 이르러, '천도天道'라는 원리로 일컬어졌으며, 이는 다시 '천명天命', '자연自然'이라는 이름으로 치환되었다. 자연 만물이 하늘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시각은 여기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논증이 동양에서는 자연스레 인정받게 된다.
예를 들면,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하면서 했던 말: 물이 흐름에 방향성이 있듯 사람도 그 타고난 선한 본성이 있다는 논지가 인정을 받게 된다. 사실 사람의 본성은, 물이 어디로 흐르거나 말거나 그와는 별 관련이 없을 것이지만, 물 또한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자연물이라는 시각이 전이되어 사람의 당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비약적 논리가 맹자의 시대에는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점술
주역은 유교철학의 한 갈래이며, 넓은 의미의 철학(종교, 사상) 안에는 점술과 같은 신비주의에도 포함된다. 그리고 주역을 점술로 볼 것인가, 형이상학적으로 볼 것인가, 윤리학적으로 볼 것인가는 오랜 세월 동안 학파마다 다르게 보있던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 대학 등 제도권 학술 기관에서는 점술과 같은 신비주의 계열로는 주역을 해석하지 않는다. 즉 철학과의 주역 강의에서는 점술을 전혀 배울 수 없으며 강단의 동양철학과 점술은 관계가 없다.
따라서 주역을 점술로 배우려면 주역을 깊게 연구하는 점술가들을 찾아가야 한다. 그러나 점술가들조차도 주역 자체로 점을 보는 일은 드문데, 주역은 점술로 쓰기에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역에서 일부를 따 온 육효를 하거나, 주역의 사상을 사주명리학 등의 방식으로 해석 연구 접목할 뿐이다.
점술서로서의 주역이 쇠퇴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본래 역경은 점술서가 아닌 제왕학과 가정교육 등을 포괄한 처세술이었는데, 이 경을 이해하기 위한 전에 휘둘려 주역을 점복서로 본 것이 문제였다는 의견이 있다. 주역이 점술서로서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일리 있는 의견이다.
중국의 고전. <오경(五經)> 또는 <십삼경(十三經)>의 하나. <주역>을 <역경>이라 부르는 것은 존중히 여기 부르는 칭호이다.
‘경(經)’ 상하(上下)와 ‘십익(十翼)’ 즉 ‘단전(彖傳)’ 상하, ‘상전(象傳) 상하, ’계사(繫辭)‘ 상하, 문언(文言)’, ‘서괘(序卦)’, ‘설괘(說卦)’, ‘잡괘(雜卦)’로 되어 있다. 우주간의 현상을 음양(陰陽) 2기(氣)의 소장(消長)이라 생각하고, 양(陽)을 ―, 음(陰)을 --로 표시하며, 이의 결합 변화가 4상(四象)이 되고, 8괘가 되고, 64괘가 된다. 천지인사(天地人事)의 변화는 모두 이 속에 포함되는 이법(理法)에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문장은 유운(有韻)이며, 간결 심오하다. 주석서로는 위(魏)의 왕필(王弼)과 진(晋)의 한강백(韓康伯)의 주(註), 당(唐)의 공영달(孔潁達)의 <주역정의(周易正義)>, 이정조(李鼎祚)의 <주역집해(周易集解)>, 송(宋) 정이의 <역전(易傳)>, 주희(朱熹)의 <주역본의(周易本義)> <역학계몽(易學啓蒙)>, 청(淸) 혜동(惠棟)의 <역한학(易漢學)> <주역술(周易述)> 등이 있다. (학원사: ,문예대사전>)
경서(經書)의 하나로 점치는 책. 일명 <역경(易經)>, 약칭 <역(易)>. 유가(儒家) 경전의 제1위로 가장 난해(難解)한 경서이다. 상ㆍ하의 경(經) 2편과 10익(翼) 곧 단전(彖傳)ㆍ상전(象傳)ㆍ계사전(繫辭傳)의 각 상하, 설괘(說卦)ㆍ문언(文言)ㆍ서괘(序卦)ㆍ잡괘(雜卦)의 10편, 모두 12편으로 되어 있다.
역(易)의 점치는 방법은 산가지에 의하므로 복(卜)이 귀갑(龜甲)이나 수골(獸骨)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 산가지를 임의로 움켜쥐어 그 산가지의 수가 홀수이면 양(陽)의 효(爻)로 길(吉), 우수(偶數)이면 음(陰)의 효로 흉(凶)이다.
차례로 몇 번이고 반복하여 종합적 길흉을 판단한다. 3번 반복하여 음양의 조합(組合)이 전양(全陽)인 건(乾)으로부터 전음(全陰)인 곤(坤)에 이르는 8종류가 생기는데, 이를 8괘(八卦)라 한다. 괘란 효(爻)를 3개 겹친 형태를 말한다. 괘를 5회 반복하면, 64종의 조합이 성립되므로 <주역>은 이 64괘에 대하여 각 괘를 명명(命名)하고 다시 의미를 서술한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것이 합리적인 설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주역>은 원래 유교 경전과는 별개의 것으로, 진시황(秦始皇)의 분서(焚書) 때에도 화를 면하였고, 가장 늦게 유교 경전에 끼게 되어, 위(魏) 나라 왕필(王弼)이 주(注)를 달고 당나라 공영달(孔潁達)이 소(疏)를 가하여 <십삼경주소(十三經注疏)>의 첫머리에 놓여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때 독서삼품과(讀書三品科)의 시험과목의 하나로 씌어진 이래 유가(儒家)들의 필독서(必讀書)로 널리 애독되었을 뿐 아니라, 조선 선조(宣祖) 때는 한글로 번역한 <주역언해(周易諺解)>도 나왔으며, 또한 이를 연구한 학자도 많았다.
<주역>과 <주역언해>는 여러 종류의 판본이 있다. (이홍직: <국사대사전>)
유교 경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진다. 공자가 극히 진중하게 여겨 받들고 주희(朱熹)가 ‘역경(易經)’이라 이름하여 숭상한 이래로 ≪주역≫은 오경의 으뜸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주역>은 상경(上經)ㆍ하경(下經) 및 십익(十翼)으로 구성되어 있다. 십익은 단전(彖傳) 상하, 상전(象傳) 상하, 계사전(繫辭傳) 상하, 문언전(文言傳)ㆍ설괘전(說卦傳)ㆍ서괘전(序卦傳)ㆍ잡괘전(雜卦傳) 등 10편을 말한다.
한대(漢代)의 학자 정현(鄭玄)은 “역에는 세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간(易簡)이 첫째요, 변역(變易)이 둘째요, 불역(不易)이 셋째다”라 하였고, 송대의 주희도 “교역(交易)·변역의 뜻이 있으므로 역이라 이른다”고 하였다.
이간이란 하늘과 땅이 서로 영향을 미쳐 만물을 생성케 하는 이법(理法)은 실로 단순하며, 그래서 알기 쉽고 따르기 쉽다는 뜻이다. 변역이란 천지간의 현상, 인간 사회의 모든 사행(事行)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이고, 불역이란 이런 중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줄기가 있으니 예컨대,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며 해와 달이 갈마들어 밝히고 부모는 자애를 베풀고 자식은 그를 받들어 모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주례(周禮)> 춘관편(春官篇) 대복(大卜)의 직(職)을 논하는 글에,
“삼역법(三易法)을 장악하나니 첫째는 연산(連山)이요, 둘째는 귀장(歸藏), 셋째는 주역인데 그 괘가 모두 여덟이고 그 나누임이 64이다”
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한대의 두자춘(杜子春)은 연산은 복희(伏羲), 귀장은 황제(黃帝)의 역이라 하였고, 정현은 역을 하(夏)나라에서는 연산이라 하고 은(殷)나라에서는 귀장, 주(周)나라에서는 주역이라 한다고 하였다. 아무튼 연산·귀장은 일찍이 없어지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주대(周代)의 역인 <주역>뿐이다.
역의 작자에 대해서는 <주역> 계사전에 몇 군데 암시가 있다. 그 중 뚜렷한 것은 “옛날 포희씨(包犧氏)가 천하를 다스릴 때에 위로 상(象)을 하늘에서 우러르고 아래로 법을 땅에서 살폈으며 새와 짐승의 모양, 초목의 상태를 관찰해 가까이는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사물에서 취해, 이로써 비로소 팔괘(八卦)를 만들어 신명(神明)의 덕에 통하고 만물의 정에 비기었다”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 복희씨가 팔괘를 만들고 신농씨(神農氏, 혹은 伏羲氏, 夏禹氏, 文王)가 64괘로 나누었으며, 문왕이 괘에 사(辭)를 붙여 <주역>이 이루어진 뒤에 그 아들 주공(周公)이 효사(爻辭)를 지어 완성되었고 이에 공자가 십익을 붙였다고 한다. 이것이 대개의 통설이다.
역을 점서(占筮)와 연결시키고 역의 원시적 의의를 점서에 두는 것은 모든 학자의 공통된 견해이다. 어느 민족도 그러하지만 고대 중국에서는 대사(大事)에 부딪히면 그 해결을 복서(卜筮)로 신의(神意)를 묻는 방법을 썼다. 하여튼 처음 점서를 위해 만들어진 역이 시대를 거치면서 성인(聖人) 학자에 의해 고도의 철학적 사색과 심오한 사상적 의미가 부여되어 인간학의 대경대법(大經大法)으로 정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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