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자금 255조...'생산적 투자' 물꼬 터줘야
■[집중진단-넘치는 돈 어떻게]-돈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상>
상반기에만 8% 넘게 급증 / 부동산 버블 등 부작용 양산
금리동결로 부동화 심해져 / 자금 선순환 대책 서둘러야
출처 : 서울경제 2018. 09. 02. 김능현 기자
올해 초 서울 강북의 아파트를 판 A씨(30대)는 최근 강남에 10억원대의 새 아파트를 마련했다. 아파트 매각대금에 은행 대출금을 더해 매입자금을 마련했다. A씨에게 강남 집을 판 B씨는 이보다 더 비싼 아파트를 구입했다.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주인을 바꿔가며 부동산시장 등에 유입되는 시중 투자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8월 아파트와 토지 거래 총액은 141조원에 달했다. 아파트 매매거래 총액은 97조2,000억원, 토지는 44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뿐이 아니다. 머니마켓펀드(MMF)·양도성예금증서(CD)·종합자산관리계좌(CMA)·환매조건부채권(RP) 등 예비적·투자적 목적의 자금 규모도 255조원을 넘어섰다. 이들은 언제든 더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처로 옮겨가기 위해 떠도는 게릴라성 자금이다. 이 자금이 255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익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이들 자금이 이동하면서 버블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부동자금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1,117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중 부동자금은 통상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저축성 예금, MMF, CD, CMA, RP, 6개월 미만 정기예금, 투자자예탁금 등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일상적 거래를 위한 지급결제성 자금인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저축성 예금을 제외한 예비적·투자적 목적의 자금 규모는 255조4,000억원이다. 특히 예비적·투자적 목적의 자금은 올 상반기에만도 8.81% 증가했다. 반기 증가율 기준으로 2008년 6월(10.36%) 이후 최고치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들 자금 가운데 투자성 자금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만 최근 투자목적의 대기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며 “이들 단기자금이 저금리의 은행 주택담보 및 신용대출과 결합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자금을 포함한 전체 통화량(M2)은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은 크게 낮아지면서 시중에 돈이 쌓였고 이 돈이 부동산으로 상당 부분 풀려갔다”며 “시중자금이 생산적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실물·금융 분야의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능현·이혜진·빈난새기자
또 금리 동결…부동자금 증시에 '눈길' (?)
9개월째 연 1.5%…시중 부동자금 1116조원 '사상 최대'
증시 자금 유입 어려워…부동산 열기·박스권 증시 발목
출처 : EBN 2018. 08. 31. 이경은 기자
▲ 저금리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 부동자금은 11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증시로의 자금 유입 여부가 주목된다.ⓒ픽사베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했다. 저금리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 부동자금은 11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증시로의 자금 유입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고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예상돼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늘릴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연 1.50%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연 1.25%의 금리를 0.25%p 올린 뒤 9개월째 동결이다.
1%대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 부동자금은 몇 개월째 사상 최고최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시중 부동자금은 사상 최대치인 111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75조원 급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1072조원으로 최대 기록을 경신한 이후 올해 4월 1083조5000억원, 5월 1095조6000억원으로 3개월 연속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은 현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MF(머니마켓펀드),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등 단기간에 현금화가 가능한 계좌에 있는 돈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나 수출이 양호하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잠재력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부동산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높고 열기가 뜨거워서 좀 가라앉아야 증시로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8.27 부동산대책이 발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코스피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당기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올해 초 장중 26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5월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8월 16일에는 2240.80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다음 날인 17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해 2300선을 회복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은 터키 등 신흥국 위기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지만 하반기 코스피가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신흥국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2400선 안팎에서 움직이며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 상황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를 대량 매도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대형주를 이미 많이 샀다"며 "기관 수급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개인들이 보유한 증시 자금도 과거 대비 최대치 수준이라 더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1월 29일 31조7864억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27조~29조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하반기 들어 꾸준히 감소해 8월 29일 기준 25조7964억원까지 줄었다.
노 연구원은 "증시에 돈이 들어오려면 코스피지수가 올라야 하고,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 이익이 증가해야 한다"며 "지난해 코스피기업 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코스피기업 순이익은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상승동력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넘치는 돈 어떻게]
우울한 경가·저금리 함정에...시중銀 단기자금 500조 ‘사상 최대’
<돈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상)>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등 2년반 만에 100조↑
예금도 3·6개월 짧게 운용...MMF도 올들어10조 쑥
출처 : 서울경제 2018. 09. 02. 황정원 기자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5대 은행에 몰린 단기자금이 사상 최대인 500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고객들이 한 시중은행 지점 창구에서 투자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5대 은행에 몰린 대기성 자금이 사상 최대인 5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발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 불안정으로 갈 곳을 잃은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고용 부진의 여파 등으로 계속 미뤄짐에 따라 ‘저금리 함정’에 빠진 채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여파로 정기예금조차 6개월 이하 단기성 상품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황영지 신한 PWM이촌동센터 팀장은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해 대기자금 비중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가셔야 개인과 기업 모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8월 말 기준 단기자금은 499조1,092억원으로 지난해 말(460억3,821억원)보다 4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15년 말 385조원에서 2년 반 만에 100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 자금은 수시입출금식(요구불예금) 예금과 MMDA(은행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 예금)를 모두 합한 수치다. 연 이자율 0.1% 수준에 불과한 요구불예금은 저축성예금과 달리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돈을 빼고 넣을 수 있어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갖는다.
MMDA 역시 보통예금과 유사한 기능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강우신 IBK기업은행 한남동PB센터장은 “몇 년간 저금리 함정에 매몰돼 있어 MMDA나 한 달짜리 예금으로 돌리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기예금도 올해 들어 대부분 3~6개월로 짧게 굴리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금리 인상을 앞둔 만큼 만기가 길수록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66조6,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8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8%에서 12.8%로 2%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정기예금 잔액이 36조7,000억원 늘었는데 만기 6개월 미만이 이 같은 증가분의 47.7%를 차지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자금을 조달해놓고 투자에 나서지 않은 채 여유자금을 은행에 예탁해두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회사채 순발행은 4조6,000억원으로 경기불안과 금리 인상에 대비해 기업들이 미리 자금을 조달해뒀다.
이처럼 단기 대기자금이 증가한 것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향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언제든 고수익 상품을 찾아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동자금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금분석팀장은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일종의 대기자금으로 예금도 짧게 가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때문에 만기가 긴 예금에 가입하면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최근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으로 한 달 만기의 예금도 쉽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처를 찾기 어려울 때 단기 융통을 위해 자금을 넣어두는 머니마켓펀드(MMF)는 연초 대비 10조원가량 증가했다. 올해 초 110조원대에서 지난달 130조원대까지 슬금슬금 불어났던 MMF 설정액은 8월 말 현재 120조7,6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가 3.37% 상승하는 등 느리게나마 반전의 기미가 보이자 투자자들이 MMF에서 투자처로 자금을 옮겼을 공산이 크다.
이처럼 시장에 부동자금이 넘쳐나면서 결국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PB센터장은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올리면 국내에서 환율이나 경기상황을 고려해 오는 11~12월 소폭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자금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금리 동결은 힘들어 보인다는 견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강해지면서 기업들도 유보금을 쌓으면서 리스크 대비에 집중하고 있고 적절한 투자 대상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원·김기혁·손구민기자
이해찬 "부동자금, 생산적 투자로 유도해야"
집값 폭등 원인 과잉유동성 지목
기업 체감경기도 1년 반만에 최악
출처 : 서울경제 2018. 08. 30. 김능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값 폭등의 원인으로 시중 부동자금을 지목했다. 이 대표는 30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시중 여유자금이 너무 많아 투기자금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에 (내가) 총리를 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어서 여러 대책을 세웠는데, 투기로 의심되는 동향이 있으면 필요한 조치를 즉각 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당 고위관계자가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저금리로 인한 과잉유동성을 공개적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리의 발언은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러 있는 시중 부동자금이 생산활동과 관련없는 부동산 매매자금이 아닌 소비와 투자 자금으로 사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이 투자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기업 대출이 늘거나 증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과감한 세제·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금융기관들이 사실상 무위험인 주택담보대출보다는 기업대출에 나서도록 금융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촘촘한 규제를 해소하고 반기업 정서를 완화해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시중의 돈이 투자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월(74) 이후 18개월만에 최저치다. 업황 BSI는 100 미만이면 경기 비관 기업이 낙관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이상이면 그 반대다.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 부동산에 죄다 몰렸다
부동자금 1117조 사상최대
출처 : 디지털타임스 2018. 09. 02. 조은애 기자
`신용불량` 내몰리는 저소득층
돈 빌릴 곳없는 저소득층의 사정과 달리 시중에 자금은 넘쳐 흐른다.
올 상반기 투자처를 못찾는 단기 부동자금이 1117조를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은 꿈에도 못꾸는 연 1%대의 저금리 기조도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 부동자금은 1117조356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금 99조원, 요구불예금 231조원,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532조원, 머니마켓펀드(MMF) 66조원, 양도성예금증서(CD) 26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4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9조원 등을 더한 것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 83조원과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27조원을 추가해 집계했다. MMF 등의 잔액은 금융사 간 거래인 예금취급기관 보유분과 중앙정부, 비거주자의 보유분을 뺀 금액이다.
시중 부동자금은 2016년 12월 말(1010억원) 사상 처음 1000억원 선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12월 말에는 1072조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1월 말 1075조원, 2월 말 1087조원, 3월 말 1091조원 등으로 늘었다. 지난 4월 말 잠시 1084조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5월 말 1096조원으로 늘면서 다시 사상 최대 경신 행진을 하고 있다.
이 처럼 시중 유동성이 넘치지만, 우리 경제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은 부동산 등 '안전 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작은 부동산 호재라도 나오면 돈이 몰려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이 은행 대출까지 받아 재투자에 나서고, 당국이 뒤늦게 은행 대출을 옥죄는 악순환이 꼬리를 잇고 있다.이 같은 현상의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가 현재의 저금리 기조다. 한국은행은 경기 부진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2016년 6월에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낮췄다. 그 뒤 지난해 11월 연 1.50%로 한차례 올렸지만 저금리 기조는 수년간 계속되고 있다.
저금리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은 1493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1409조9000억원이고 판매신용은 83조2000억원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자금이 넘치면서 '부동산 투자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당국은 다시 부동산 투자 방지를 위해 가계대출을 옥죄는 상황"이라며 "이러는 사이 저소득층은 은행에서 쫓겨나고, 2제금융권에서도 쫓겨나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에도 안도는 돈...유동성 함정에 빠지나
1분기 화폐유통속도 사상 최저
부동자금, 소비·투자 연결안돼
출처 : 서울경제 2018. 08. 29. 김능현 기자
저금리로 올해 들어 통화량(M2)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5~6%(전년 대비)에 달하면서 2·4분기 통화량이 2,6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중 부동자금도 1,116조7,000억원(6월)으로 1년 새 75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와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국채 등 안전자산과 부동산으로 쏠리는 ‘돈맥경화 ’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의 전형적 현상인 ‘유동성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은 2·4분기 2,604조4,6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늘었다. 지난 6월 기준 시중 부동자금 증가율은 이보다 빠른 7.2%로 통화량 증가율을 웃돌았다. 시중 부동자금은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 양도성예금증서,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등 단기간에 현금화가 가능한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돈맥경화’ 현상은 화폐 유통속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1·4분기 기준 화폐 유통속도는 0.685로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화폐 유통속도는 일정 기간 돈이 상품이나 용역거래에 몇 회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국민총생산을 통화량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최근 한은이 저금리 유지를 위해 통화량을 대거 풀었음에도 국내총생산(GDP) 증가가 정체되면서 유통속도도 떨어진 것이다.
실제 한은이 연 1.5%라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와 투자는 뒷걸음질 치는 반면 채권이나 부동산 등에는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 보니 풍부한 유동성이 생산활동과 관계없는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생산적인 부분으로 돈이 흐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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